[인터뷰] 이재표 미디어날 대표 "단양 새한서점 전소... 사라져가는 헌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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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진수 작성일2024.12.23 댓글0건본문
■ 출 연 : 이재표 미디어날 대표
■ 진 행 : 이승원 기자
■ 송 출 : 2024년 12월 23일 월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 주파수 : 청주FM 96.7MHz /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주간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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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방송 다시 듣기는 BBS청주불교방송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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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원 : 주간 핫이슈 시간입니다. 오늘도 미디어 날의 이재표 대표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대표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십니까?
▶ 이재표 : 네 안녕하세요.
▷ 이승원 : 네. 오늘은 정치 얘기가 아니라 단양에 있는 한 시골 헌책방의 화재로 전소된 이 안타까운 소식을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지난 19일 밤이었죠. 이 불이 난 곳이 새한 서점이라고 하는데 나름대로 유명세를 탔던 곳이라고요?
▶ 이재표 : 네 그렇습니다. 요즘 계속 TV나 라디오 틀면 정치 얘기만 나오기 때문에 다른 소식 좀 준비해 봤는데요. 새한 서점은 그 오래전에 TV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가 됐었고 또 내부자라는 영화에서도 아주 인상 깊은 장면을 촬영하면서 이색 관광 코스로 이름을 알렸던 곳인데요. 지난주 목요일입니다. 그러니까 19일 밤 11시 53분 그러니까 거의 12일 20일 자정 무렵인데요. 단양군 적성면에 있는 새한 서점에 불이 나서 소방서 추산으로는 3천 400만 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3시간여 만에 꺼졌는데요. 이 불로 인해서 100여 평이 넘는 건물과 또 임시 건물과 천막 속에 있던 책이 소방서 발표로는 7만여 건이라고 하는데 그 예전에 취재한 것들을 보면 10만 권이 훨씬 넘는 것으로 이렇게 알려지고 있거든요. 이 책들이 다 전소가 됐습니다. 다행히 주인 75세인데요. 주인 이금석 씨는 대피를 해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는데요. 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 판자를 얼기설기 붙이고 천막으로 지붕을 얹은 이 허름한 건물에 말씀드린 대로 10만 권이 훨씬 넘는 헌책들을 소장하고 있는 곳인데, 있는 장소 자체가 이 산속에 있다 보니까 굉장히 큰 화재가 됐던 겁니다. 불이 나면서 단양소방서가 소방차 9대와 소방 인력 30여 명을 투입해서 진화 작업을 했지만 이 불을 끌 수는 없었습니다. 소방 당국은 화목 보일러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데요. 영화 내부자는 2015년에 개봉한 영화인데 이 서점에서 검사 역을 맡은 조승우가 자신의 고향집인 이 새한 서점에 가서 건달역의 이병헌과 마주 앉아서 술 마시는 장면이 굉장히 화제가 됐던 장면입니다. 이에 앞서서 2012년에 또 TV 방송사에 1박 2일이라는 프로그램에 소개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왔고 그동안 그렇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왔지만 정작 대부분 사진만 찍고 가는 장소가 되면서 이 서점과 책이 마치 세트장이 된 것 같은 그런 광경을 연출했던 곳입니다. 일단 주인 이금석 씨는 이 불이 나면서 휴대폰도 챙기지 못하고 나온 상태인 걸로 알려지고 있고요. 당분간은 자녀의 집에서 지내고 있다라고 합니다.
▷ 이승원 : TV나 영화에서도 나오는 유명한 책방 근데 10만여 권이라는 책이 불에 탔다는 건 참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이 책방의 역사가 무려 50년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는데 원래는 서울 고려대 앞에 있었던 책방이라고요?
▶ 이재표 : 네 그렇습니다. 이금석 씨의 고향이 제천시 송학면인데요. 말씀하신 대로 서울에서 헌책방을 운영했었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해서 서울에 있는 모 공고를 졸업했는데요. 당시에 이 책이 굉장히 귀하던 시절인데 이 씨가 학교 도서관에서 도서부원으로 일한 것이 책과 맺은 첫 인연이었다고 합니다. 이제 50년이라고 말씀하셨는데 50년을 조금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었고 처음 책방을 시작한 것은 1978년인데 노점 책방이었다라고 합니다. 당시에 이제 뭐 책방이 흔치 않은 시절이라서 손수레에 헌책을 싣고 다니면서 팔다가 잠실에 임시 건물을 짓고 책방을 시작했고 이내 이제 고려대 앞으로 옮겨서 꽤나 유명한 헌책방이었다라고 하죠. 뭐 한때 한 20만 권 정도의 책방이 있었고 꽤 많은 직원들이 있었는데 당시가 이제 군부 독재 말기라서 굉장히 집회 시위가 많았고 그것 때문에 이제 힘들어서 고대 앞을 떠났다가 다시 또 돌아오기도 했다라고 하는데요. 어려운 20세기라는 고개를 서울 최대 규모의 헌책방으로 넘었지만 복사기가 대량 보급되면서 헌책 찾는 사람들이 현저히 줄었고 특히나 IMF를 기점으로 헌 책이든 새 책이든 사람들이 책과 멀어진 것 같다라는 것이 이금석씨의 설명이었습니다.
▷ 이승원 : 서울 잠실에서 시작했다가 고려대 앞으로 옮기면서 20만여 권이라는 방대한 규모의 헌책방을 운영을 했었는데 단양까지 내려오게 된 배경이 또 있다고 하는데 특히나 찻길이 끊긴 산속에 이렇게 많은 책이 있는 헌책방이 있다는 것도 뭔가 사연이 좀 있을 것 같은데요?
▶ 이재표 : 네 그렇습니다. 내비게이션을 켜고 찾아가다 보면 찻길이 막히거든요. 내려서 이제 걸어서 산길을 좀 걷다 보면 이제 책방이 나오는데 잠깐 말씀드렸지만 경영난 때문에 감당할 수 없는 임대료가 일단 고향행을 결정하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아까 단양이 고향이라고 했는데 당초에는 고향인 제천 송악으로 헌책방을 옮기려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장소를 구하지 못하면서 지금의 장소 이전에 단양군 적성에 있는 적성 초등학교로 내려왔는데 그게 2002년이거든요. 이때 이제 책을 옮기는 데만 해도 한 6개월이 걸렸다라고 합니다. 이제 20만 권이 넘는 책들을 정리해서 아까 말씀드린 절반 정도를 추려서 내려온 거고요. 적성초등학교를 빌리는 조건 때문에 2009년에 다시 현재 위치로 옮기는 데 또 8개월이 걸렸다고 하는데 이렇게 많이 걸린 이유가 책이 많고 뭐 이런 것도 있겠지만 정리를 해가면서 옮긴 거라고 합니다. 새한 책방이 산속에 있으니까 굉장히 오는 손님만 있을 것 같지만 단양에 내려오면서부터는 인터넷 책방으로 전환을 해서 여기 찾아오는 사람 대부분은 책을 사러 오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사진 찍으러 오는 사람들이고요. 책의 주문은 대부분 온라인 주문이 있었고 우체국에 나가서 하루에 주문 들어오는 양을 이렇게 배송하는 형태로 했다라고 합니다. 저도 이제 책을 시켜본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현재 지금 들어가 보면 이제 온라인 서점도 당연히 책이 다 탔기 때문에 폐쇄가 됐다라는 공지가 눈에 띄고 있습니다. 매우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 이승원 : 네. 저도 인터넷 책방을 통해서 헌책을 사기도 했고 제가 가지고 있던 책을 팔기도 했는데요. 참 안타까운 사연이네요. 복구가 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죠?
▶ 이재표 : 네 그건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책이 다 탔기 때문에요.
▷ 이승원 : 그러니까요. 좀 빠른 시일 내에 어떻게 좀 복구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편 청주 소나무길에 있던 책방들도 이제 거의 다 문을 닫았다고 하는 소식도 있는데요.
▶ 이재표 : 제가 기억하는 거는 소나무길에 한 10개 정도의 헌책방이 있었는데 사실 그 전에는 30개까지 그쪽에 책방이 있었다라고 합니다. 지금은 현재 남아 있는 책방은 2개가 간판을 걸고 있는 상황인데요. 전국적으로 보면 부산의 보수동의 헌책방 골목이라든지 또 인천의 배다리 헌책방 골목 이런 데가 아직도 성행하고 있고 또 서울의 청계천 헌책방 골목도 새롭게 다시 태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주 귀한 책의 경우에는 이런 헌책방에서 초판본이 10만 원, 20만 원에 팔린다는 그런 뉴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청주의 경우에는 현재 간판을 걸고 있는 곳이 두 군데가 남아 있습니다. 소나무길에 대성서점과 중앙서점인데요. 이들 서점들의 경우에는 규모가 한 9평 정도 가게에 있고 각 서점마다 한 5만 권 정도의 책이 있는데 50년이 넘은 책방들이거든요. 주인장들이 이제 80, 90에 가까운 나이를 가지고 있고 이제는 새로운 책이 들어온다기보다는 그동안 모아놓은 책을 그 팔면서 이렇게 유지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이승원 :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소나무길을 지켰던 서점들이 이제 하나, 둘 문을 닫고 이제는 겨우 2개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아까 말씀하셨지만 옛날에 나왔었던 아주 귀한 책들이 헌책방 속에 보물처럼 숨겨져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것들이 좀 잊혀 가는 안타까운 상황인 것 같기도 합니다. 대표님 오늘 약속된 시간이 거의 다 돼서요. 오늘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재표 : 네 감사합니다.
▷ 이승원 : 지금까지 미디어 날 이재표 대표와 함께 단양에 있는 시골 헌책방 화재와 관련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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