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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곽상원 교수 "박찬욱표 코미디, 우리의 인생은 '어쩔수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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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진수 작성일2025.10.02 댓글0건

본문

■ 출연 : 곽상원 교수

■ 진행 : 이호상 기자

■ 송출 : 2025년 10월 2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 967'

■ 주파수 : 청주FM 96.7MHz /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무비 Talk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방송 다시 듣기는 BBS청주불교방송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 본 인터뷰 내용을 기사에 인용하거나 방송에 사용시 청주BBS '충북저널967'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이호상 : 무비 토크 시간입니다. 오늘도 곽상원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곽 교수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십니까?

 

▶ 곽상원 : 안녕하십니까? 무비 토크 곽상원입니다.

 

▷ 이호상 : 바로 가겠습니다. 오늘 어떤 영화죠?

 

▶ 곽상원 : 내일부터는 연휴잖아요. 

 

▷ 이호상 : 연휴 때 보기 좋은 영화인가 보죠? 

 

▶ 곽상원 : 네, 연휴 기간이라고 이런저런 영화들이 많이 나오긴 했지만, 현재 극장에 가게 되면 이 영화 밖에 볼 게 없습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이 영화가 화제 되는 영화니까요. 박찬욱 감독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주연의 영화 <어쩔수가없다>입니다.

 

▷ 이호상 : <어쩔수가없다> 이게 지금 개봉작 중에 1위를 달리고 있는 관객 수 영화 같은데요.

 

▶ 곽상원 : 맞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이후 3년 만에 나온 영화고요. 박찬욱 감독의 12번째 장편 영화입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헤어질 결심>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재미있고 괜찮다. 그리고 대중적인 영화다. 대중 친화적인 영화다. 그리고 장르는 코미디 영화이기 때문에 무언가 즐기러 가고 웃으러 가기에는 너무나 좋은 영화다 할 수 있지만 보고 난 다음에는 정말 나는 영화를 보면서 즐겁게 웃었지만 보고 난 다음에는 아 이 현실이 우리의 모습이구나라는 생각에 뭔가 씁쓸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나왔던 박찬욱 영화 중에서 가장 대중과 가까운 영화가 뭐가 있냐고 얘기를 한다면 <공동 구역 JSA>가 가장 대중적인 영화라고 할 때 그 영화만큼 가깝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호상 : 이게 “우리 현실을 좀 투영해 낸 영화다.”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지금 뭐 이 개봉되긴 했지만, 이 영화가 해외에서도 지금 많은 관심이 있다고요.

 

▶ 곽상원 : 베니스 영화제에서 이번에 이제 평단에 호불호가 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좋은 평가를 다 내렸고 로튼 토마토 신선 지수도 100%가 될 정도로 대중들에게는 굉장히 많이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상까지도 예상되긴 했지만 아쉽게도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그저 사고였을 뿐>이란 영화가 수상 되긴 해서 수상은 불발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았고 부산 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했었고요. 그리고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국제 관객상을 받을 정도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아마 이번에 아카데미를 노리면서 기생충 같이 하고 싶기 때문에 여러 영화제에서 많이 나가면서 이제 국내 쪽보다는 해외 쪽에 영화제에 많이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아요. 기본적인 호불호를 따질 때 불호가 없는 건 아니지만, 영화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들이 많기 때문에 “단점을 가리고도 남는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호상 : 해외 영화제에서도 관심을 두고 있는 작품인데요. 영화 <어쩔수가없다> 원작이 있는 영화라면서요.

 

▶ 곽상원 : 도널드 웨이트레이크의 소설 <엑스>가 원작이었고요. 이제 그거를 2005년도에 영화화가 한 번 됩니다. <엑스, 취업을 위한 안내서>로 한번 실사화가 되게 되는데 박찬욱 감독은 원작을 읽고선 이 원작을 영화화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해요. 그래서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된 게 거의 한 20년 가까이, 18년 정도 됐다고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저도 개인적으로 원작은 보지는 않았지만, 영화 줄거리를 보면서 무릎을 치게 됐거든요. ‘아 나도 살면서 생각은 하긴 했었는데 저걸 행동으로 옮기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는 생각에 ‘아 저걸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내용을 되게 재미있게 봤었고요. 그리고 등장하는 인물이 만수라는 인물이 등장하게 되는데 만수의 행동에 묘한 응원을 보내게 되면서 동시에 그가 저지르는 일에 대한 부조리에 헛웃음을 짓게 영화는 만들어져 있습니다.

 

▷ 이호상 : 교수님 말씀 들어보니까 ‘이 영화가 재미있는 영화다.’, 또 ‘우리 사회의 시대상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이런 말씀을 해 주셨는데 줄거리를 좀 간단하게 말씀해 주신다면요.

 

▶ 곽상원 : 유만수라는 인물이 등장하고요. 이 인물은 이병헌이 연기를 합니다. 제지 공장에서 25년간 일을 하면서 가지고 싶은 집과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과 두 마리의 애완견과 살고 있습니다. 영화 초반에 이런 대사를 해요. “나는 다 이뤘어.”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다 이루었어.” “이게 정말 행복한 사회인가?” 좀 우리 현실을 좀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다 이뤘어.”라고 하면 다들 행복하다고 생각하는데요.

 

▷ 이호상 : 예, 그런 의미 아닙니까?

 

▶ 곽상원 : 당연한 거 아닌가요? 영웅이 돼서 나라를 구하거나 위대한 발명을 하거나 이런 대단한 일로 “나는 다 이루었어.”라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행복한 가정을 이뤄서 그냥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살면서, 편한 집이 있으면서, 자식을 낳고 사는 게 다 이뤘다. 그러니까 그 말이 뭔가 힘든 말처럼 들리는 게 좀 가슴이 아팠어요.

 

▷ 이호상 : “다 이뤘어.” 이제 이런 대사가 나오는 거 보면 뭔가 반전이 있군요. 

 

▶ 곽상원 : 네, 그렇습니다. 이런 식으로 다 이뤘다는 얘기 자체가 어떻게 보면 팍팍한 현대 사회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러고 있다가 그 회사에서 이제 잘리게 됩니다. 25년 동안 일한 회사에서 잘리게 되고 갑자기 하루아침에 생활비를 걱정해야 하고 아이들 학원비를 걱정해야 하고 대출을 걱정해야 하고 경제적으로 막막하게 됩니다. 그때 아내가 TV를 보고 있는데 만수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 인터뷰하고 있는 걸 보게 됩니다. 그때 아내가 그걸 보고 이렇게 얘기를 하게 돼요. “저 사람이 천둥 치는 날 뾰족한 우산을 쓰고 가다가 벼락을 맞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럼 당신이 일을 할 수 있을 텐데.”라며 이야기 합니다. 그때 그 말에 뭔가 번뜩입니다. “만약에 저 사람이 없다면 그러면 사람을 구하겠지?”,생각하며, 그리고 “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나 말고도 능력 있는 경쟁자가 있을 텐데, 그럼 그 경쟁자가 사라진다면 내가 그 직업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면서 이야기는 시작이 됩니다. 과연 재취업하기 위해 어떤 일을 벌이게 될지, 경쟁자를 어떻게 할 것인지 영화를 보시고 확인하시면 될 것 같아요.

 

▷ 이호상 : 우리 사회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씀해 주신 것 같은데요. 줄거리를 대충 좀 들어보니까 뭔가 희극이라기보다는 좀 우리 사회의 시대상을 풍자한 웃기고 슬픈 현실을 보여주는 거 같아요?

 

▶ 곽상원 : 블랙 코미디 형식을 가지고 있고요. 그리고 정말 우습게 볼 수는 있지만, 우습게는 볼 수만은 없을 것 같아요. 제목 안에 모든 게 다 들어갑니다. 

 

▷ 이호상 : 영화 <어쩔수가없다>죠.

 

▶ 곽상원 : 만수가 재취업하기 위해서 모든 행동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거든요. 대출금을 내려면 내 가정을 지켜려면 어쩔 수 없이 그 행동을 해야 됩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만수의 아버지는 베트남 참전 용사였어요. 그 당시 대한민국을 보게 되면 우리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 독일의 광부나 간호사로 베트남의 군인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노동자로 가야 되잖아요.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현재 AI와 로봇의 시대가 왔습니다. 어쩔 수가 없죠. 만수는 술을 끊었지만 중간에 술을 마셔야 됩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가기 싫은 부장님과 회식을 해야 되는 것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영화 제목의 포스트를 보게 되면 <어쩔수가없다> 에 띄어쓰기가 잘못되어 있거든요.

 

▷ 이호상 : 그래요?

 

▶ 곽상원 : 인쇄가 잘못된 거죠.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냥 띄어쓰기가 틀린 채로 극장에 걸려야 합니다. 그러니까 ‘어쩔 수가 없다’는 말이 우리가 살고 있는 모든 삶의 붙여놨을 때 가장 알맞은 단어라는 게 좀 웃픈 현실이고 그로 인해 생겨나는 여러 가지 일들이 우리 사회에 있는 아이러니한 일들이지 않을까, 그러다 보니까 영화는 웃게 되지만 웃고 난 다음에 극장을 나섰을 때는 “저기 안에 있는 인물 중 하나가 내 모습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보게 됩니다.

 

▷ 이호상 :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직장인들, 가장들의 현실이 아닐까? 또 직장인들뿐만 아니라 지금 취준생들도 마찬가지고요. ‘어쩔 수가 없다’는 단어에 그렇게 심오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좀 곱씹게 되는데요.

 

▶ 곽상원 : 영화에서도 보면 종이는 너무 쉽게 쓰는 건데, 종이를 만들기 위한 나무는 되게 오랫동안 키워야 되는 거거든요. 

 

▷ 이호상 :그러네요. 

 

▶ 곽상원 : 우리가 직장에서 쉽게 잘리지만 그 일의 장인이 되기 위해서 20년 동안 노력을 합니다. 어떻게 보면 그 종이라는 것을 영화 속 해고 당하는 만수를 표현한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호상 :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 이병헌, 손예진 말씀하셨잖아요. <공동경비구역 JSA>에 출연했던 인물 아닙니까?

 

▶ 곽상원 : 네. 박찬욱 감독 장편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 25년 만에 다시 만나서 연기를 하게 된 건데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코미디 연기로 사실성과 재미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하면서 연기를 하게 돼요. 그리고 대사를 하는 것보다 대사를 하지 않는 표정에서 인물의 감정이 잘 보이기도 하고 이병헌뿐만 아니라 이성민 배우, 박휘순 배우 너무 연기를 잘합니다. 그리고 영화 중반부에서 이병헌, 이성민, 염혜란 이 세 배우가 보여주는 얽히고설킨 액션 신이 있는데 그때 조용필의 고추잠자리라는 음악이 나오게 되면서 이들이 우습게 삶에서 버둥거리는 모습으로 연기를 하거든요. 여기에서 보여주는 3명의 연기는 이 영화에서 최고라고 부를 수 있고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박찬욱 감독 영화를 보면 음악을 되게 잘 써요.

 

▶ 곽상원 : <공동경비구역 JSA>에서는 이등병의 편지라든지 아니면 <헤어질 결심>에서는 정훈희의 안개라든지 이번에는 조용필의 고추잠자리도 굉장히 음악을 잘 썼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시러 가시기 전에 조용필의 고추잠자리를 꼭 들어보시기를 바랍니다.

 

▷ 이호상 : 알겠습니다. 이번 추석 연휴 동안 가족들과 함께 보면 좋겠네요. 교수님 추석 연휴 잘 보내시고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곽상원 : 고맙습니다. 

 

▷ 이호상 : 지금까지 영화 무비토크 청주대학교 곽상원 교수였습니다. 오늘은 개봉작입니다. <어쩔수가없다> 영화 소개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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