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곽상원 교수 "인공지능과 연애를 한다면…영화 '그녀(her)' 사랑의 의미를 떠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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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승원 작성일2024.09.05 댓글0건본문
■ 출 연 : 곽상원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
■ 진 행 : 이승원 기자
■ 송 출 : 2024년 9월 5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 주파수 : 청주FM 96.7MHz /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무비 톡(Talk)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방송 다시 듣기는 BBS청주불교방송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 이승원 : 무비톡 코너입니다. 오늘도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곽상원 교수와 함께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곽상원 : 네. 안녕하십니까? 무비토커 곽상원입니다.
▷ 이승원 : 교수님, 오늘 소개해 주실 영화는 어떤 영화인가요?
▶ 곽상원 :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것을 생각해 주는 영화입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사랑을 하는 건지 아니면 내가 내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서 사랑을 하는 건지, 그리고 사랑할 때는 한 명만 사랑해야 되는 건지, 사랑에 관해서 철학적으로 생각해 주는 영화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영화가 끝날 때는 사랑하는 것보다 어떻게 이별을 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2013년도 작품이고요. 그 해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았습니다. 스파이크 존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영화 <조커>에서 연기 장인이라고 불리는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을 했습니다. 그리고 목소리 연기에 스칼렛 요한슨이 열연한, 근 미래의 외로운 한 남자와 컴퓨터 운영 체계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 <그녀>입니다.
▷ 이승원 : 네. 설명만 들었을 때도 사랑에 대한 영화라니 또 궁금증이 잦아지는데요. 어떤 영화인지부터 소개해 주시겠어요?
▶ 곽상원 : 근 미래 2025년, 진짜 내년이네요. 테오드르라는 인물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 역할을 호아킨 피닉스가 맡았습니다. 그의 직업은 낭만적인 편지를 대필해주는 전문 작가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혼을 준비하고 있죠. 그래서 어느 날 테오도르는 인공지능 컴퓨터를 구입하게 되고요. 그런데 그 안에 있는 컴퓨터가 테오도르에게 말을 겁니다. 그녀의 이름은 사만다라고 불리게 돼요. 이 사만다 역할은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를 하는데 목소리만 나오게 돼요. 사만다라고 결정한 것은 테오도르가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는 순간 0.21초 만에 모든 이름을 검색해 발음하기 좋은 걸로 선택했다고 합니다. 정말 인공지능이 되게 무서운 것 같기는 해요. 처음에는 사만다는 아무것도 모르죠. 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사만다는 모든 것을 배우고 심지어 테오도로를 그 누구보다 이해하게 됩니다. 처음에 테오도로는 기계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있기는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테오도로는 사만다를 진짜 연인처럼 생각하게 되고 사만다도 테오도로를 위해서 그 어떤 일이든지 다 해주게 됩니다. 정말로 이 둘이 어떤 사랑을 나누게 될 것인지, 그리고 어떤 사랑이 진정한 사랑인 것인지, 그리고 이들이 어떤 식으로 사랑하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랑과 또 다른 면이 있는 것인지 그건 영화를 보시고 확인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이승원 : 네. 사랑의 모습이 정말 다양하다고는 하지만 AI 운영 체계라고 해야 될까요? 이것과 사랑을 한다 이런 게 가능할까요?
▶ 곽상원 : 이 영화 보기 전까지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을 했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누구나 누구한테 의지하고 싶고 기대고 싶어 하잖아요. 반대로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고 싶어 하고요. 어느 정도 나의 결핍을 알아주고 그 허전함을 채워줄 수 있다면 우리는 많은 것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또 받고 싶어 하겠죠. 그런 존재가 사람이 아니다 하더라도 마음을 줄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면서 영화 보면서 그런 생각이 좀 들었어요.
▷ 이승원 : 네. 예를 들면 우표 수집이나 피규어 같은 거를 모으는 것도 어찌 보면 사랑이라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또 그리고 또 애완동물 사랑하는 것,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랑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면 나를 이해해 주고 의지해 주기만 한다면 이 사랑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 곽상원 : 네. 반대로 사랑에는 아무런 조건이 없다고 하지만 사랑만큼 이기적인 것도 없다고도 볼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나의 정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나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죠. 그래서 이 영화에 많은 관객이 공감하는 이유는 지금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내 얘기를 들어주기를 바라는지 보여주기 때문이에요. 과거에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펜팔을 하면서 마음의 위로를 받았더라면 미래에는 대상이 없는 운영체계의 사랑을 느끼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 이승원 : 네. 교수님이 펜팔이라는 단어를 언급을 하셨는데 영화에서 등장하는 테오도르의 직업도 대필 편지 작가라고 하는 게 뭔가 줄거리와 맥을 같이 하는 것 같습니다.
▶ 곽상원 : 맞습니다. 대필 작가가 하는 일이라면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가짜 감정을 끌어내서 그 사람을 위해 연애 편지를 써주는 직업이죠. 반대로 나의 감정은, 사만다를 사랑하는 감정은 진짜입니다. 운영 체계와 사랑하는 것은 실존이 없이 뜨거운 마음으로 설렘을 느끼면서 내가 위로받는 사랑인데 문제는 그 운영 체계가 상대방이 실체가 없다라는 거잖아요. 반대로 대필 작가인 나는 실체는 있지만 가짜 감정을 대입시켜가지고 사랑을 내가 모르는 사람한테 투영하게 됩니다. 이 사랑이 서로 대칭이래요. 이런 대칭적인 모습에서 그의 외롭고 고독하고 쓸쓸함을 영화상에서 대비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고요. 그리고 이 주인공 테오도르 직업이 손편지를 대신 써주는 사람 대필 작가 가장 소중하고 정성스러운 아날로그 감성이 잔뜩 묻어 있는 무언가를 내가 대필작한테 맡긴다는 것과 나를 위로해 주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실체가 없는 운영체계한테 느낀다. 정말 나는 사랑에 대해서 정직한 건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포장 없이 나의 사랑을 이야기해 본 적이 있는지 영화에서는 그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너는 이 사람이 오타쿠처럼 보이고, 사랑하는 것이 찌질해 보이고, 이해가 안 되겠지 그럼 너는 정말로 사랑이라는 감정에 정직한 적이 있었냐고 영화에서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이승원 : 사랑에 대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영화라고 볼 수 있겠네요. 영화 제목이 우리나라는 <그녀>라고 하는데 이 영어 제목을 보니 일반적인 She 아니라 <Her>인데 이유가 있을까요?
▶ 곽상원 : 영화 주제와 관련인 것 같아요. Her는 대상이 되는 거잖아요. 주인공은 아내의 관계도 이성 친구의 관계도 형체가 없는 사망자의 관계도 상대방을 사랑하고 인정해 주고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대상으로 느끼고 그리고 마지막 주인공 테오도르를 느끼게 되죠. 마지막 장면에서 사만다는 테오도르가 대필한 편지를 다 모아서 출판을 해주거든요. 그런데 막상 그 책을 읽어보면 이혼한 부인인 에이미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는 거예요. 그녀는 분명히 대상이지만 이 조각을 모아보니까 나의 마음속에 감정이 있다면서 결론은 즉 사랑은 대상이 아니라 주체다는 한마디로 이 영화는 모든 사랑을 Her 대상에서 She 주체로 인정하는 사랑 이야기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제목을 She가 아닌 <Her>로 붙인 이유가 그런 것 때문이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어요.
▷ 이승원 : 대상에서 주체로 인정하는 사랑의 이야기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한테는 참 필요한 이야기고 또 어찌 보면 철학적인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서 주연 배우들이 대단합니다. 호아킨 피닉스와 스칼렛 요한슨 이 두 배우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 곽상원 : 먼저 사만다 역할을 했던 스칼렛 요한스부터 얘기를 한다면 원래 이걸 녹음했을 때 두 번을 녹음했대요. 첫 번째는 스칼렛 요한슨이 녹음한 게 아니라 다른 배우가 먼저 녹음을 했거든요. 사만다 모튼이라는 배우가 연기를 했지만 감독이 마음에 들지 않아가지고 사만다 모튼에게 양해를 구하고 스칼렛 요한슨한테 다시 맡기게 돼요. 그래서 스칼렛 요한슨의 그 묘한 쇳소리가 운영 체계가 갖고 있는 따뜻함과 냉철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정말 딱인 목소리였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호아킨 피닉스에 대해서 얘기를 한다면 요절한 배우 리버 피닉스의 동생이기도 하죠. 그런데 이제 형의 외모에 가려서 그저 평범한 배우로 남았습니다. 너무 느낌이 진한 배우예요. 그리고 묘한 푸른 눈빛의 외로움을 담고 있죠. 그러다 보니까 배우가 맡은 역할들을 보게 되면 <글래디에이터>에서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열등감 덩어리 열등감 덩어리를 표현하는 왕자의 역할을 했었고요. 그리고 <Her>에서부터 그리고 <조커>까지 이 3편의 영화를 보게 되면 인간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감정, 내가 가지고 있지만 숨기는 감정, 그리고 뭔가 아픈 감정들을 잘 표현하는 배우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
▷ 이승원 : 오늘은 스파이크 존스 감독의 호아킨 피닉스, 스칼렛 요한슨 두 명배우의 주연의 영화 <그녀> 추천해 주셨습니다. 교수님이 약속된 시간이 다 돼서요. 오늘은 여기서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 곽상원 : 네 감사합니다.
▷ 이승원 : 지금까지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곽상원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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