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단기간 고수익을 미끼로 50여 명에게 투자금을 받은 뒤 도박에 탕진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이 가로챈 돈만 10억 원이 넘는데, 피해자 가운데는 병원 치료비까지 투자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고령층이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이 소식은 이채연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청주와 서울 등지에서 투자금을 빼돌려 도박에 탕진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충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사기,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로 주범 40대 A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일당 2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오늘(11일) 밝혔습니다.

A씨 일당은 지난해 7월부터 8개월 동안 카지노 환전 사업에 투자하면 3개월 뒤 원금과 함께 매일 2%의 수익금을 지급한다고 속여 피해자 51명에게 18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서울과 청주에 유령 사무실을 차려놓고 신규 투자자를 유치하면 10%의 소개비를 지급하겠다고 해 피해자를 끌어들였습니다.

실제로 사업 초반 피해자들에게 일정 액수의 수익금을 돌려주면서 신뢰를 쌓아 피해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는 등 치밀하게 행동했습니다.

A씨 등은 받은 투자금으로 온라인 도박에 탕진하거나 기존 투자자에게 주는 등 이른바 '돌려막기'를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60대 이상 고령층이었고 지인들의 소개를 받아 별다른 의심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서트 1>

사기 피해자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난 그 지인만 믿고 투자를 하면 몇 프로를 준다 해서, 걔만 믿고 그냥 돈을 쐈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최소 200만원에서 최대 1억 5천만원까지 돈을 냈고, 이들 중에는 암 치료비를 투자했다 돌려받지 못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A씨 일당은 투자자들에게 "신고하면 수익금을 받지 못한다"고 협박해 경찰 수사를 피하려고 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지난 5월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A씨 일당을 모두 검거했습니다.

<인서트>

이재석 충북경찰청 형사기동대 경감입니다.

"경찰에 신고하면 수익을 받지 못한다는 걱정을 했고, 그래서 피해자들을 오랜시간 설득을 해서 혐의를 입증한 다음 주범을 구속시켰습니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투자사기 등 민생 침해 금융 범죄에 엄정히 대응하겠다"면서 "피해자들은 민간 기업과 연계해 경제적·심리적 피해 지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BBS 뉴스 이승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