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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재옥 기자 "39억 들인 공연장, 관객 눈·귀 막은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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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성현 작성일2025.11.11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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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김재옥 기자

□진행 : 이호상 기자

□프로그램 : [청주BBS 충북저널 967/ 11월 11일(화) 8:30~08:54(24분)

□인터뷰 시간 : 08:40 ~ 08:52

□주파수 : 청주 FM 96.7MHz 충주FM 106.7MHz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방송 다시 듣기는 BBS청주불교방송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 본 인터뷰 내용을 기사에 인용하거나 방송에 사용시 청주BBS '충북저널967'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이호상 : 네, 김재옥 기자의 이슈 Pick 바로 가겠습니다. 충청일보 김재옥 기자 전화 연결했습니다. 김 기자님, 안녕하십니까.

 

▶ 김재옥 : 네, 안녕하세요.

 

▷ 이호상 : 오늘은 청주시의 대표 문화시설이죠. 시민들의 공연 공간인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 리모델링을 했는데 논란이 있군요. 무려 39억 원을 들여 새로 단장했는데, 시민과 예술인들 사이에서는 ‘무대가 안 보인다, 공연이 들리지 않는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전해주시죠?

 

▶ 김재옥 : 네.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은 1990년대 초에 지어진 공연장인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시설 노후로 지난해 청주시가 약 39억 원의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고 10월 초에 재개관을 했습니다. 무대 조명, 음향, 좌석, 내장재 등을 전면 교체하면서 “새로운 공연 문화를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었는데요. 그런데 막상 문을 열고 보니 기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터져 나온 건 ‘시야 불량’ 문제였는데요. 즉 무대가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이 가장 컸습니다. 제가 직접 현장을 찾아가 확인했는데요. 예를 들어서, 객석 정중앙 4열에서, 1, 2열에 아무도 없어도 무대를 바라보면 무릎 이하 부분이 완전히 가려집니다. 

 

▷ 이호상 : 앞자리 좌석 때문에 무대 공연자들의 무릎 정도가 안 보인다는 말씀이시죠?

 

▶ 김재옥 : 네, 맞습니다. 앞좌석 사람의 머리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무대 앞단이 객석보다 높게 설치돼 있어서 배우가 무대 앞쪽으로만 한 발짝 나와도 다리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시민들은 “세금 39억 원을 들여 새로 만든 공연장이 왜 이런 구조냐”고 항의했고, 지역 예술인들 사이에서도 “배우와 연주자의 몸짓이 절반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 이호상 : 39억 원이면 새로 지어도 될만한 금액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적은 돈이 아닌데 말이죠. 그렇다면 시공 문제가 아니라 설계 단계부터 당연히 봐왔을 테고, 담당 공무원들이 몰랐을 리가 없을 것 같은데요. 

 

▶ 김재옥 : 맞습니다. 이건 단순히 공사 과정의 실수가 아니라, 설계 방향 자체가 어긋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모 사업으로 진행했는데요. 리모델링 설계 공모 당시 청주시는 ‘좌석 확충과 예산 내 시공’을 중점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시야 개선’보다 ‘편의성’이 우선되면서 무대의 높이를 낮추고, 단차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설계가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그만큼 객석의 시야 확보는 포기한 셈이 된 겁니다. 결과적으로 무대의 중심부가 객석보다 낮아지고, 좌석 배열이 일직선으로 늘어서면서, 관객들이 앞사람의 시야에 가려 공연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됐습니다.

 

▷ 이호상 : 관람객들의 기본 권리가 시야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저희가 공연을 보러 갈 텐데. 갑자기 돌이켜보니까 최근에 충청북도의회 본회의장 관람석도 본회의장 시야가 가려져서 이 부분도 개선했던, 언론의 지적을 받았던 생각도 나는데요. 그런데 이런 시야 사각 문제 외에도 ‘들리지 않는다’는 음향 문제까지 불거졌다고요?

 

▶ 김재옥 : 그렇습니다. 시야 사각 문제 외에도 음향 불량 문제로 비판 목소리도 많이 나왔는데요. 마이크를 쓰지 않으면 공연을 할 수 없는 공연장이 된 것입니다. 자연음을 감상할 수 없는 공연장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는데요. 여기 공연장이 아주 큰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자연음으로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게 할 수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는데요. 이 원인을 흡음재와 반사판 설계 부실에서 찾고 있습니다. 리모델링 당시 조명과 인테리어에는 공을 들였지만, 음향 시뮬레이션이나 음향 튜닝 작업이 생략됐다고 의문이 제기됐는데요. 청주시 관계자도 “음향보다는 공간 디자인 중심으로 공사가 진행됐다”며 “현재 외부 전문가 자문받아 재점검 중”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연 예술계에서는 이미 “이건 단순한 보완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설계 실패”라는 이런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 이호상 : 관람의 기본, 공연장의 기본이 시야 확보, 음향인데요. 기본적인 문제가 지적이 된다는 이야기는 후진적인 문제가 아닌가 싶은데요. 이게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설계 공모 절차 상부터 좀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게 우리가 지적을 해봐야 할까요? 

 

▶ 김재옥 : 그래서 제가 공모 절차를 검토해 봤는데요. 말씀하신 거처럼 공연장에 가장 중요한 거는 잘 보이고, 잘 듣는 관람객들이 공연을 잘 볼 수 있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요. 청주예술의전당 리모델링 설계 공모는 2024년 초에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예비 심사 위원 3명을 포함한 심사 위원 8명 전원이 건축 전공자였고, 공연예술이나 음향, 무대조명 전문가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인력풀을 통해서 했다고 하지만, 건축 관련 전공자들의 인력풀만 사용한 것 같습니다. 공연장의 설계는 일반 건축물과 완전히 다릅니다. 시야각, 음향의 반사와 흡수, 조명 동선, 배우의 무대 진출 범위 등 다양한 요소가 동시에 고려돼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모든 걸 건축적 ‘미관’과 ‘예산 효율성’ 중심으로만 평가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공연장 본연의 기능이 무너진 겁니다. 공연장은 콘서트홀이나 극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예술이 관객에게 전달되는 통로’입니다. 그 통로가 막히면 39억이 아니라 390억을 들여도 의미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 이호상 : 당연한 거죠. 청주시의 후진적인 예술 공연 행정을 얼마나 잘 볼 수 있는가를 대변해 주는 대목이 아닌가 싶은데요. 이게 결국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나 일부 공무원들만 질타할 것이 아니라 청주시의 후진적 예술 행정을 지적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개선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전문가들은 어떤 대안을 제시하고 있을까요?

 

▶ 김재옥 :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 제언을 내놓고 있습니다. 현재처럼 건축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할 게 아니라, 무대 기술인, 음향·조명 전문가, 공연기획자 등 현장 전문가가 반드시 심사 위원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지 일반 건축물과 다른 특별한 구조적인 것들에 대해 보완을 할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둘째, 공연장 설계 가이드라인 제정입니다. 건축법 기준만으로는 공연 환경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시야각 최소 27도 확보’, ‘객석 경사도’, ‘무대 높이 대비 음향 반사율’ 등 정량적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셋째, 시민 검증 시스템의 상설화입니다. 공공시설 리모델링이나 신축 시, 모형 관람 테스트나 시뮬레이션 검증을 시민과 예술인이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투명한 절차’와 ‘전문성 확보’입니다.

 

▷ 이호상 : 투명한 절차와 전문성 확보. 혹시 김 기자님 청주시의 입장을 좀 들어보셨습니까? 청주시는 어떤 입장과 계획을 가지고 있나요?

 

▶ 김재옥 : 취재 과정에서 청주시의 입장을 들어봤는데요. 청주시도 시야와 음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차례대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요. 그런데 내년 하반기까지 지금 대관을 받아 놓은 상태고요. 현재 상반기까지는 대관이 끝났고, 하반기에도 대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소공연장이나 대공연장 같은 경우에도 추가 대관까지 받고 있어요. 그래서 고칠 의지가 없다고 볼 수밖에 없을 거 같아요. 

 

▷ 이호상 : 개선할 의지가 없어 보이는데, 공연을 관람하는 관람객들의 불편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설사 이걸 39억 원을 들여서 개선한다고 한다면, 결국 행정 신뢰가 무너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 기자님 마지막 정리를 좀 해 주신다면요?

 

▶ 김재옥 : 맞습니다. 공연장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도시의 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얼굴입니다. 시민의 눈에 보이지 않고, 귀에 들리지 않는 공연장은 결국 행정이 시민과 멀어졌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39억 원의 리모델링이 남긴 건 반짝이는 조명도, 화려한 인테리어도 아니었습니다. 그 안에는 “공공이 시민을 얼마나 이해하지 못했는가?”라는 깊은 반성이 담겨 있습니다. 앞으로 청주시는 물론 전국의 지자체들이 이 사안을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공공건축 행정의 경고등으로 받아들이길 바랍니다.

 

▷ 이호상 : 이건 해프닝이 아니죠. 39억 원이 작은 돈도 아니고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청주시 공연 예술 행정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김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잘 들었습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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