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재옥 기자 "헐값에 팔리는 카네이션…어버이날이 중고시장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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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5.05.08 댓글0건본문
■ 출 연 : 김재옥 충청일보 기자
■ 진 행 : 이호상 기자
■ 송 출 : 2025년 4월 29일 화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 주파수 : 청주FM 96.7MHz /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이슈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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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상 : 김재옥 기자의 이슈 Pick 순서입니다. 충청일보 김재옥 기자 전화 연결했습니다. 김 기자님 나와계시죠? 안녕하십니까.
▶ 김재옥 : 네 안녕하세요.
▷ 이호상 : 오늘이 어버이날인데, 김 기자님께서 어버이날 풍속도를 이번 이슈로 픽해주셨습니다.
▶ 김재옥 : 우리가 생각하는 ‘어버이날’은 각 가정에서 자녀들이 부모와 조부모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감사의 뜻으로 선물하기도 하고, 지자체에서는 경로잔치를 열고 효자·효부로 선발된 사람에게 ‘효자·효부상’을 수여하기도 하는 날. 이런 모습이 어버이날의 익숙한 풍습인데요. 요즘 어버이날의 모습이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대체 선물 수요 증가와 소비 위축에 5월 카네이션 판매량이 해마다 감소하면서 감사의 꽃으로 불리는 ‘카네이션’ 판매량이 30% 이상 감소해 5월 가정의달 카네이션 특수는 옛말이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아요.
▷ 이호상 : 그렇겠네요. 선물도 다각화되며 카네이션 판매량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군요. 어버이날이나 스승의 날 선생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지 않는다는 의미인데, 카네이션 판매량이 실제 어느 정도 줄었습니까?
▶ 김재옥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공판장에 따르면 카네이션은 지난달 28일부터 3일까지 3만 8천여 속이 팔렸습니다. 카네이션은 20송이가 1속인데요. 이는 같은 기간 국화보다 3천 속 이상 적었습니다. 카네이션은 이 기간 장미·거베라·국화에 이어 판매량 4위를 차지했는데요. 어버이날 전주 판매량에서 카네이션이 국화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한 건 관련 기록 집계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카네이션은 지난 2020년 처음 장미에 1위를 내어준 뒤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 이호상 : 그러니까 카네이션이 장미, 국화에 밀리고 있다는 말씀인데, 그만큼 어버이날이나 스승의 날 선물이 다양해지고 다각화되다 보니 카네이션 판매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겠네요?
▶ 김재옥 : 네. 경기 악화와 선물 트렌드 변화로 카네이션 소비 자체가 줄어든 것도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고물가로 경기 침체가 지속하면서 꽃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줄어든 데다 꽃 모양 용돈 다발·상자와 꽃 케이크 등 다양한 대체품이 등장하고 현금이나 안마기기 등 실용성이 있는 선물을 선호하는 현상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카네이션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데요. 또 중고 거래 플랫폼 활성화로 생화를 사고파는 모습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서 소비 감소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어버이날은 카네이션 대신 상품권,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선물하는 풍토가 확산한 것이 카네이션 매출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유통업계는 내다보고 있는데요. 지난달 30일 롯데멤버스 리서치 플랫폼 ‘라임(Lime)’이 발표한 가정의 달 선물 설문 조사 결과, 어버이날 받고 싶은 선물은 용돈이 압도적인 1위에 올랐고, 의류나 여행·관광상품, 건강식품, 카네이션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어버이날 부모님께 드리고 싶은 선물 1위도 용돈이었고요. 건강식품, 의류, 건강 가전용품, 여행·관광상품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 이호상 : 요즘 어르신들께 용돈, 기프트 카드를 드리기도 하며 선물이 다양해졌습니다. 그런데 김 기자님의 설명을 들어보니까, 중고 거래 플랫폼 활성화가 카네이션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셨는데, 이게 어떤 얘기죠? 다시 한번 설명해 주신다면요?
▶ 김재옥 : 올해 초 졸업과 입학식에 꽃다발을 중고 거래 플래폼에서 거래된다는 보도가 여려 차례 됐었는데요. 카네이션도 중고 거래가 이뤄진다고 합니다. 어버이날 대표 선물인 카네이션은 중고 시장에서 시세 절반 수준의 헐값에 거래되고 있는데요. 어린이날 선물로 인기가 많은 게임기와 캐릭터 굿즈에 ‘프리미엄’이 붙어 고가에 팔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중고 업계에 따르면 통상 생화 10송이가 담긴 카네이션 꽃바구니는 3만 원에서 5만 원대에 판매되지만,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절반 이하인 1만 5,000원 안팎에 거래가 되고 있는데요. 화원 재고품 외에 “직접 구매했으나 다시 판매한다.”는 일반 소비자 매물도 상당수라고 합니다. 어린이날 관련 상품은 아이의 기대감에 더해 희소성과 수요 집중 효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어버이날 카네이션은 의례적으로 드린다는 인식이 있죠. 그래서 실용성을 중시하는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중고 시장에서 ‘처분형 소비’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유통업계는 내다봤습니다. 따라서 카네이션 중고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 이호상 : 어버이날 카네이션이 의례적인 선물로 생각되며 의미가 사라지는 상황이군요. 카네이션이 중고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거 가슴 씁쓸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상황 속에서 수입산 카네이션으로 국산 카네이션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실제로 카네이션 수입량은 어느 정도 될까요?
▶ 김재옥 : 시중에서 판매되는 국산 카네이션도 점차 수입산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저렴한 외국 카네이션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국산 카네이션의 경쟁력을 저하하고 있습니다. 2015년 중국, 베트남과 2016년 콜롬비아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대량의 무관세·저관세 절화가 수입돼 국내 화훼 농가에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사)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에 따르면 중국(2015년 12월), 베트남(2015년 12월), 콜롬비아(2016년 7월)와의 FTA 발효 이후 주요 절화 수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콜롬비아산 장미 수입량은 2015년 22만 4,701개에서 2024년 1,163만 574개로 급증했습니다. 베트남산 국화는 같은 기간 177만 6,966개에서 9,156만 4,609개로, 콜롬비아산 카네이션은 128만7,380개에서 5,338만 3,499개로 각각 늘었습니다. 중국산 카네이션 역시 1,030만 1,500개에서 1,829만 6,248개로 증가했습니다.
▷ 이호상 : 그러니까 지금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카네이션 중 콜롬비아산이 가장 많고, 그리고 중국산입니다. 콜롬비아산이 유난히 많네요. 수입산 카네이션이 늘어나다 보니까 국내 화해 농가의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김재옥 : 네 맞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카네이션 거래량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소비가 급감하면서 카네이션을 출하하는 농가 수도 매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aT화훼공판장에 카네이션을 출하하는 농가 수도 지난해에 비해 3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작황도 좋지 않고, 수요가 불확실한 나머지 작목을 변경하는 농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네이션은 충남 공주나 경남 김해 등에서 카네이션 재배가 활발했지만, 다국간 FTA 체결로 인해 값싼 꽃이 대거 들어오면서 대부분의 농가가 폐농했는데요, 현재 남아 있는 농가들도 농사를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라 이대로 가면 카네이션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이호상 : 국산 카네이션 화해 농가들이 이런 아픔을 겪고 있군요. 김 기자께서도 아이가 어리시잖아요. 오늘 아이가 카네이션 한 송이 달아줬나요?
▶ 김재옥 : 네 받았습니다.
▷ 이호상 : 요즘 젊은 부모들은 선물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자축하는 문화도 생겼다고 하는데요. 이런 어버이날의 풍속도도 많이 바뀌었죠.
▶ 김재옥 : 네. 그렇습니다. 어버이날을 맞아 자기 자신에게 선물하며 자축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습니다. 평소 필요했던 물건을 구매하거나 자신 이벤트를 여는 일명 ‘셀프 기프팅’ 문화가 부모를 챙기면서도 어린 자녀를 돌봐야 하는 젊은 부모들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어버이날을 자축하는 부모가 늘어난 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가치관 변화에 따른 결과로 보입니다. 이런 소비는 자신 소중히 여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미이즘(Meism)’이 강한 젊은 부모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요, 가치관 변화에 따라 어버이날에도 셀프 기프팅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것도 새로워진 어버이날 모습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부모가 존중받고 위로받아야 한다.”는 어버이날의 취지와도 어울리는 새로운 소비 흐름으로 자리 잡을 것 같습니다.
▷ 이호상 : 풍속이 많이 바뀌어 가네요. 그러니까 어버이가 어버이날 스스로 셀프 자축하고 있다는 말이죠. 그래도 어버이날 카네이션 가슴에 달아드리고, 맛있는 식사와 따뜻한 차 한잔 대접하면서 마음의 선물을 드려보는 게 어떨까 생각되네요. 김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하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 김재옥 : 네. 감사합니다.
▷ 이호상 :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이슈 Pick 충청일보 김재옥 기자였습니다. 오늘은 바뀌고 있는 어버이날 풍속도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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