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선권 여행작가 "연극의 바다가 된 거창 수승대, Y자 출렁다리도 '거창'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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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진수 작성일2023.08.03 댓글0건본문
■ 출 연 : 김선권 여행작가
■ 진 행 : 연현철 기자
■ 2023년 8월 3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청주FM 96.7MHz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여행스케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방송 다시 듣기는 BBS청주불교방송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연현철 : 전국 곳곳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코너, ‘여행 스케치’ 오늘도 여행전문가 김선권 작가. 전화 연결했습니다. 작가님, 나와계시죠. 안녕하세요.
▶김선권 : 안녕하세요. ‘여행 그려주는 남자, 김선권’입니다.
▷연현철 : 작가님, 반갑습니다. 오늘은 어디를 소개해주실건지요?
▶김선권 : 앵커님 혹시 연극 좋아하시나요?
▷연현철 : 연극 좋아하지만 대학로에서 한 번 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김선권 : 대부분 그렇긴 한데요. 지난주 금요일에 경상남도 거창군에서 ‘거창국제연극제’가 개막되었습니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상상!’이라는 슬로건으로 열리는 국내를 대표하는 야외연극제 ‘제33회 거창국제연극제’는 지난 28일에 개막해서 8월 11일까지 보름간 거창군 일원에서 10개국 54개 단체의 82회의 공연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연현철 : 아직 진행 중인 거네요, 작가님.
▶김선권 : 네, 맞습니다. 그 소개를 잠깐 해드리려고요. 수승대 축제극장, 구연서원, 돌담극장에서 진행하는 공식참가작만 유료이며 개·폐막작을 비롯한 모든 프린지 공연은 무료입니다. 제가 개막일에 다녀왔는데요. 먼저 개막 식전 공연으로 거창 전통예술단과 서울예술대학교 민속연구회가 공동으로 참여한 봉산탈춤 퍼레이드가 축제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개막작으로는 50인조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선율을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음악극 ‘춘희’를 선보였습니다.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프리퀄(prequel) 형식을 띠고 있는 이 작품은 비운의 여인 비올레타의 숭고한 사랑 이야기가 어떻게 연극무대에 올려지고 오페라로도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태생 과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연현철 : 사실 제가 연극을 잘 모르기도 하고요. 개막 공연작 말씀해주셨는데, ‘춘희’가 ‘라트라비아타’의 프리퀄(prequel) 형식이라고 하셨는데, 프리퀄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선권 : ‘프리퀄’이라 하는 것은 영화의 원작보다 선행하는 사건을 담은 속편을 말합니다. 원작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 또는 원작 에피소드에 선행하는 사건을 보여줌으로써 본편의 이야기가 왜 그렇게 흘러가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줍니다. 이와 반대로 원작에서 이어지는 다음 이야기를 다룰 때 이를 시퀄(Sequel)이라고 합니다.
▷연현철 : 그런데 개막작이 오페라의 프리퀄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조금 특이한 것 같아요.
▶김선권 : ‘거창국제연극제’는 그 시작이 오페라와 뮤지컬 축제였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8월 11일의 폐막공연도 ‘지킬앤하이드’나 ‘오페라의 유령’ 등 유명 뮤지컬 및 영화에 등장하는 장면을 화려한 퍼포먼스로 보여주는 뮤지컬 갈라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연현철 : ‘거창국제연극제’를 즐기면서 함께 둘러볼 만한 곳이 있을 것 같은데, 왜냐하면 청주에서 거창까지 가면 멀어서 간 김에 연극제만 보고 오긴 아쉬울 것 같은데, 추천 좀 해주시죠.
▶김선권 : 사실 이 점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거창국제연극제’가 수승대 일원에서 열리고 있거든요. 그래서 속세의 근심 걱정을 잊을 만큼 풍경이 빼어난 곳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수승대’를 소개할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수승대는 연극제에 가면 당연히 가게 되는 곳이라 다른 곳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거창이라는 지역의 이름에 걸맞게 그 이름이 거창한 곳 ‘거창항노화 힐링랜드’입니다.
▷연현철 : 요즘 추세, 웰니스 관광지인가 봅니다.
▶김선권 :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리려 하는 곳은 ‘거창항노화힐링랜드’ 전체가 아니라, 이 안에 있는 조금 특이한 출렁다리입니다. 전국 어디에나 있는 출렁다리이지만 이곳의 출렁다리는 다릅니다. 보통 출렁다리라고 하면 양쪽 높은 교각에 와이어로 지탱되고 있는 현수교 형태인데요. 거창의 출렁다리는 Y자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이곳 출렁다리는 세 개의 다리를 Y자 모양으로 설치해서 깎아지른 듯한 협곡을 세 방향으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작년, 2022년에는 거창군의 “Y자형 출렁다리”가 100여 개국에 4,000명이 넘는 회원이 있는 국제교량학회의 전 세계 우수 구조물에 대한 공모에서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출렁다리는 오르는 길도 참 아름답습니다.
▷연현철 : 특이한 모습의 출렁다리와 아름다운 풍경만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산을 올라야 하는군요. 요즘 같은 날씨에 힘들지 않을까요? 올라가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김선권 : 매표소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5분 정도 올라가면 출렁다리로 가는 숲길 입구에 내려줍니다. 출렁다리로 가는 길은, 거의 전 구간이 계단으로 되어있는데, 목재 데크와 침목에 야자 매트를 덮은 형태로 되어있어서 적당한 쿠션감이 무릎에 부담을 덜어줍니다. 15분 정도 걸리는데요. 더욱 좋은 것은 울창한 숲속으로 계단이 나 있어서 햇볕을 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방문했던 날은 수은주가 35도까지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그늘 길이라서 오를만했습니다. 계단은 모두 576개입니다. 너덧 계단마다 다양한 글귀가 적혀있었는데, 초반에는 “자연과 가까워질수록 병은 멀어진다.” 등 운동의 중요성을, 중반에는 “소주 1병, 2,645계단” “맥주 큰 캔, 820계단” 등의 지난밤을 반성하게 하는, 종반에는 “넌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등의 격려의 글귀가 적혀있어서, 좋은 글을 읽으며 천천히 오르다 보면 출렁다리에 이르게 됩니다.
▷연현철 : 재미있네요. 소주 1병에 2,645계단이라고 하셨는데, 출렁다리를 네 번 올라도 열량 소비가 다 안 된다는 이야기군요. 600계단이면 꽤 힘들 거라 생각되는데요. 작가님, 괜찮으셨어요?
▶김선권 : 청남대의 전망대에 올라가보셨나요? 거기 올라가는 길이 600계단이 조금 넘습니다. 제 기억으로 645계단으로 기억하는데요. 저는 그리 힘들지 않았는데, 동행했던 분 중에는 종아리에 알이 배서 며칠간 걷기가 힘들었다고 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연현철 : 저도 조금만 젊었더라면 괜찮을 것 같은데요. 어려울 것 같긴 한데요, 작가님.
▶김선권 : 저도 잘 다니는데요. 출렁다리에서 보이는 풍경이 꽤 아름답습니다. 올라갈 만해요. 기이한 암봉들로 작은 금강산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의상봉과 비계산 등의 명산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연현철 : 그 아름다운 경치가 간접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많이 흔들리지는 않나요? 높은 곳에 있어서 흔들리면 많이 무서울듯 합니다.
▶김선권 : 출렁다리가 특이하게 Y자 형태잖아요. 세 방향에서 잡아줘서 그런지 양방향으로 연결된 일반 출렁다리보다 안정적이었습니다. 제가 좀 둔해서 그런지 흔들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바닥 전체가 철망으로 되어있어서 아래가 훤히 보입니다. 시각적 자극에 민감한 분들은 꽤 무서워하셨습니다.
▷연현철 : 흔들림은 적어도 시각적 자극에 민감한 분들은 힘들 것 같다는 말씀.
▶김선권 : 내려오는 길은 올라왔던 길로 되돌아갈 수도 있고, 계곡 반대편 길로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있는거죠. 반대쪽 길도 역시 적당한 경사의 나무 데크 계단으로 되어있어서 무릎에 큰 부담 없이 내려오실 수 있습니다. 출렁다리로 올라가던 길과 반대 방향으로 평지를 5분 정도만 걸어가면 그럴싸한 폭포 ‘전원폭포’도 있으니 함께 들러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연현철 :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작가님 거창 항노화 힐링 랜드에 있는 출렁다리 그리고 앞서서는 국제 연극제까지 전해주셨습니다. 작가님 저희가 보통 음식 소개까지 해주시는데,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 전해야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선권 : 네. 고맙습니다.
▷연현철 : 지금까지 여행작가 김선권 작가와 여러분 함께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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