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자영 변호사, "청주지법, 재판관 서명 누락도 모자라 불합리한 선고 내린 군사법원 비판"

■ 대담 : 윤자영 변호사

■ 진행 : 연현철 기자

■ 2022년 7월 30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청주FM 96.7MHz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장중진 세무사의 세테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방송 다시 듣기는·BBS청주불교방송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연현철 : 매주 법률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진단해보는 시간이죠. '변호사의 눈' 시간입니다. 오늘은 윤자영 변호사 연결했습니다. 윤 변호사님, 나와계시죠, 안녕하십니까. 

▶윤자영 : 네, 안녕하세요.

▷연현철 : 첫 사건입니다. 최근 청주지방법원에서 살인혐의로 재판을 받게된 이들에 대한 선고가 잇따랐습니다. 관련 내용 전해주시죠.

▶윤자영 : 네, 최근 존속살해 및 살인혐의로 구속기소 된 피고인들에 대한 선고가 있었는데요. 먼저 소개해드린 사건은 존속살해 사건입니다. A씨는 지난해 12월 경 청원구 오창읍소재 아파트에서 친모를 둔기로 때려 살해했는데요. 이에 청주지방법원은 지난 7일,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하면서 아울러 치료감호를 받을 것과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수를 했고 심신미약 상태로 범행을 저지른 점이 인정된다고 하면서 다만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양태를 볼 때 참혹한 점을 볼 때 피해자가 느꼈을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가늠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같은 날 러시아 국적의 B씨에 대해 선고가 있었는데요. B씨는 지난 1월 증평군의 한 주택에서 지인인 피해자와 술자리를 하던중 피해자를 살해해 기소됐고요. 재판부는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계획적이지 않고, 범행경위에 참작할 만한 점이 있는 점, 피해자 유족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살인혐의로 재판을 받는 C씨의 항소심 선고도 있었는데요. C씨는 지난해 10월경 청주시 사창동의 한 빌라 계단에서 친척인 피해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해 1심에서는 징역 10년이 선고됐습니다. 그런데 항소심 재판부는 C씨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 보이고, 피해자 가족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1심형이 다소 무거운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1심보다는 감형된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연현철 : 그럼에도 모두 중형이네요. 어쩔 수 없죠. 다음 사건 살펴보죠. 최근 군사재판에 대한 법원의 강도 높은 비판이 있었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소개 좀 해주시죠. 

▶윤자영 : 네, 사건 개요를 먼저 말씀드리면 A씨는 지난 2019년 1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해병대 복무 중 피해자인 후임병 B씨를 생활관 등에서 상습적으로 강제추행했습니다. 다른 부대원들도 B씨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등 광범위하게 범행이 이뤄졌고, 이에 군사법원은 A씨를 제외한 다른 가해자들에 대해서 집행유예 등의 선고를 했는데요. 청주지방법원은 A씨에 대한 양형이유를 설명하던 중 다른 가해자들에 대한 재판의 양형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군사법원에서 진행된 다른 가해자 사건 1심 재판부는 재판관의 서명도 누락되어 있다며 기본을 지키지 못하면서 어떻게 재판했는지 모르겠다며 지적을 했는데요. 또한 군사법원은 제대로 된 증거 없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어떤 경우에는 피고인이 엄한 처벌을 받아야함에도 알 수 없는 가벼운 처벌은 내렸다고 지적을 했습니다. 또한 이 사건 관련 다른 가해자가 우리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았더라면 실형을 선고했을 것이라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아울러 재판부는 해병대는 자원입대로 우리나라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하고 있다며 이런 행동이 해병사단에서 발생하면 엄히 처벌해야 악습도 끊기는데 관련 사건 1심은 지나치게 선처했다며 실형이 선고되어야 마땅하나 피고인보다 범행강도가 강한 다른 피고인들이 집행유예를 받은 형 때문에 양형균형을 맞출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하며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연현철 : 참 말도 안되네요... 다음 사건 알아보도록 하죠. 교통사고를 당해 도로 위에 누워있던 보행자를 친 운전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는 내용입니다. 사건 개요부터 짚어주시죠.

▶윤자영 : 교통사고로 누워있던 70대를 들이받은 운전자에게 무죄가 선고됐는데요. 지난해 2월 6일 오후 8시경 서오창 톨게이트 부근 도로 1차로에서 A씨가 몰던 승용차가 이곳에 쓰러져있던 C씨와 충돌해서 C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경찰조사에 따르면 이 도로에서 경운기를 운행 중이었던 C씨는 뒤따르던 B씨의 차량과 추돌 충격 후 반대차선 1차로에 떨어졌고요. 30여초 후 마주오던 A씨의 차량과 부딪히게 된 것인데요. 이에 검찰은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A씨와 B씨를 모두 기소했습니다. 이에 청주지방법원은 A씨에 대해서는 무죄, 1차 사고를 낸 B씨에 대해서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해서 그 판단이 엇갈렸는데요. 재판부는 A씨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보려면 피고인의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지만 이 사건은 그렇지 않다고 판단하면서 이에 징형의 책임은 검사에게 있지만 이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C씨가 첫 사고의 충격으로 사망한 상태에서 A씨와 부딪혔는지, 2차사고로 숨졌는지가 불분명하다는 해석이 됩니다. 다만 B씨에 대해서는 전방주시를 태만히 한 잘못으로 피해자가 사망한 교통사고를 일으켰지만 1차로에서 경운기를 운행한 C씨의 잘못도 없지 않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판시했습니다.

▷연현철 : 그러니까 피고인의 과실, 피해자의 사망사고에 대한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한다는건데. 이런 선고가 종종 있는 것 같더라고요.

▶윤자영 : 네. 결국에는 행위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그 행위와 행위발생 결과 간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하는건데요. 일례로 이 사건과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난 2020년 원주시 소재 도로를 무단횡단하던 보행자가 차량 3대에 받히면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각 최초 사고를 낸 운전자에게는 치상혐의, 2, 3차 사고를 낸 운전자에게는 치사혐의를 적용해 각각 기소를 했는데요. 그러나 법원은 이들에 대해서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운전자들이 사고를 낸 사실은 인정했지만 사망과 교통사고들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운전자가 사고 발생을 피할 수 없던 상황이었던 점도 참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연현철 : 여러 가지 종합적인 판단이 이뤄져야지 2차 운전자에게 처벌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봐야하네요.

▶윤자영 : 네 그렇습니다.

▷연현철 : 알겠습니다. 마지막 사건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청주시장과 친분이 있다고 사기를 친 피고인에 대한 선고가 있었다고요?

▶윤자영 : 네. A씨는 지난 2016년 9월 경 피해자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청주시장에게 예비비가 있는데 내가 그 돈으로 도로를 개설할 수 있다면서, 또 내가 시장 (직속으로 있는 말에) B씨의 땅을 지나는 도로 개설을 도울테니 경비 수수료 명목으로 2억원을 보내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청주시 서원구 자신의 땅에 도로 개설이 필요했던 B씨는 같은 해 12월 A씨에게 실제로 2억원을 송금했는데요. A씨는 사기혐의로 기소돼, 청주지방법원은 A씨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편취금액이 적지 않고 범행과정에서 청주시장 또는 그 측근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하면서 다만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연현철 : 참 간 큰 범죄네요. 변호사님 약속된 시간이 다 되어서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자영 : 네 감사합니다.

▷연현철 : 지금까지 윤자영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