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   연 : 조용환 변호사

■ 진   행 : 연현철 기자

■ 송   출 : 2024년 8월 13일 화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 주파수 : 청주FM 96.7MHz /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변호사의 눈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방송 다시 듣기는 BBS청주불교방송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 연현철 : 변호사의 눈 코너입니다. 오늘은 조용환 변호사와 함께 하겠습니다. 변호사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십니까?

▶ 조용환 :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위려 조용환 변호사입니다.

▷ 연현철 : 저희가 지난달 단체장 특별 인터뷰를 진행하느라 오랜만에 다시 모셨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 조용환 : 네. 덕분에 재충전의 시간을 잘 가질 수 있었습니다. 

▷ 연현철 : 준비해 주신 첫 사건 바로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재결합을 거부당하자 전 배우자의 집에 불을 지른 60대 남성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는 내용인데요. 사건 개요부터 좀 전해주시죠.

▶ 조용환 : 60대 A씨는 지난해 9월 충북 괴산군의 한 주택의 현관문 근처에 불을 질러 전처인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이혼 상태였던 A씨는 피해자와 재결합을 시도하기 위하여 피해자가 살고 있던 주택을 방문했으나 피해자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하고 이와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피해자는 다행히 화장실 창문을 열고 화재 현장을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A씨는 이 사건 범행 이전에도 피해자가 살고 있던 해당 주택을 찾아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며 현관문 등을 망가뜨렸다가 법원으로부터 접근과 연락을 금지하는 명령을 받기도 한 바 있다고 하는데요.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라며 일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연현철 : 이게 보니까 살인 미수 혐의가 그래도 적용이 됐습니다. 재판 내용은 어떻습니까?

▶ 조용환 : 청주지방법원은 현주건조물 방화,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결국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라며 일부 혐의를 부인하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인데요. 재판부는 판결 이유에서 피고인은 피해자가 신체적 결함이 있어 화재 현장을 대피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주택의 유일한 출입구인 현관문 근처에 불을 질렀다고 하는 한편, 범행 이후에도 신고 전화를 하거나 화재 진화 시도를 하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양형에 있어서는 범행 동기와 방법, 피해 규모 등에 비추어 죄질이 무겁다면서도 범행이 미수에 그치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습니다.

▷ 연현철 : 저희가 그동안 여러 사건들을 다루면서 이제 살펴봤던 내용인 건데, '미필적 고의'라고 해서 결국 사망할 가능성을 아주 미약하게나마 인지, 예견할 수 있었느냐, 이게 관건이지 않았습니까?

▶ 조용환 : 그렇습니다. 이 사건에 정확히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던 것인데요. 미필적 고의란 자기의 행위로 인해서 어떤 범죄 결과의 가능성을 예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 발생을 인용한 심리 상태를 말합니다. 이 사건을 예로 들어서 설명드리면 A씨가 피해자를 불태워 죽여야지라는 생각으로 불을 지른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불을 지르면 피해자가 타 죽을지도 모른다라고 예견을 하고, 피해자가 타 죽어도 할 수 없지라는 생각으로 불을 질렀다고 보아서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한 것인데요. 법원은 A씨가 방화로 인한 살인의 결과를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그것을 감수하였다고 판단한 과정에서 그 근거로서 A씨가 주택의 유일한 출입구에 불을 지른 점, 피해자가 신체적 결함이 있어서 불이 나면 대피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점, 방화 이후에도 신고 전화를 하거나 화재 진화를 시도하지 않은 점 등을 판단한 것입니다.

▷ 연현철 : 알겠습니다. 설명 고맙습니다. 다음 사건도 좀 볼게요. 길거리에서 마주친 아동들을 아무 이유 없이 폭행한 30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는 내용인데 전해주시죠.

▶ 조용환 : 30대 A씨는 지난 3월 충북 청주시의 한 공원에서 마주친 10대 청소년을 아무런 이유 없이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는 며칠 후 자신에게 인사하는 9세 아동이 자신을 향하여 욕설하는 것으로 생각해서 아동의 뒤통수를 때리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청주지방법원은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 연현철 : 그런데 알고 보니까 이 피고인 과거 묻지마 폭행의 피해자인 걸로 알려졌습니다.

▶ 조용환 : 그렇습니다. 과거 묻지마 폭행으로 크게 다친 경험이 있었던 A씨는 평소에도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때리려 한다고 착각을 해서 폭력적인 성향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연현철 : 그래서 재판부의 판시 내용 어떻습니까?

▶ 조용환 : 재판부는 상해와 아동복지법 위반, 아동학대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에 대해서 피고인의 아무런 이유 없는 폭행으로 피해자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큰 충격과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범죄 피해 이후에 정신질환을 앓게 된 점, 해당 질환이 이 사건 범행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연현철 : 과거 범죄 피해자에서 피의자, 또 피고인으로 바뀌었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범죄와 개별적으로 치료가 필요해 보이고요. 다음 내용 좀 보죠. 이른바 청주 친동생 사망 사건입니다. 정확히 살인 사건인데 초기 부실 수사를 한 경찰관들에 대한 수사가 이뤄집니다.

▶ 조용환 : 충북경찰청은 청주 청원경찰서 소속 A경장을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습니다.

2022년 6월 3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에서 60대 남성이 동생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하여 A경장이 초동수사를 부실하게 했다고 판단한 것인데요. 당시 사건을 맡은 A경장은 타살로 의심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소견을 받고도 동생의 자해를 주장한 형의 진술을 배척할 증거가 없다라면서 살인이 아닌 단순 변사로 처리했습니다. 이후 A경장은 검찰로부터 주변의 지인을 추가 탐문하라는 내용의 구체적인 재수사 요구를 받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거짓으로 수사보고서를 작성해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충북경찰청은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된 해당 수사팀에 대한 감찰을 벌여서 A경장이 허위로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을 파악하고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하게 된 것인데요. 한편 당시 수사팀장이었던 B경감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 회부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 연현철 : 설명을 많이 해주셨지만 이번 사건 많이들 알고 계실 겁니다. 그래도 다시 한 번 좀 간략하게 정리를 좀 해 주신다면요?

▶ 조용환 :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의 한 주택에서 50대 피해자가 사망한 상태로 발견된 사건이 있었는데요.

피해자의 친형인 A씨가 자고 일어나 보니 동생이 사망했다며 경찰에 신고를 한 것입니다. 발견 당시에는 피해자의 몸에서 멍자국이 발견되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에는 타살이 의심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경찰은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1년가량 수사를 진행했는데요.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하고 A씨에 대해서 불송치 즉 혐의 없음 처분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경찰에 대해서 재수사를 요구하였고 재수사 요구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경찰에게 사건을 송치할 것을 요구한 검찰은 교체된 경찰 수사팀과 함께 보안수사 그리고 직접 수사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 사건 당일 술에 취한 A씨가 집 마당에서 피해자를 폭행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하는 한편, 피해자의 집에서 발견된 혈흔의 형태와 DNA 분석 등을 통해서 A씨가 피해자의 머리를 여러 차례 때린 사실 등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결국 B씨는 현재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 연현철 : 알겠습니다. 청주 친동생 살인 사건까지 짚어봤습니다. 변호사님 약속된 시간이 모두 지나서 오늘은 여기서 정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조용환 : 네. 감사합니다.

▷ 연현철 : 지금까지 조용환 변호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