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곽상원 교수 "독립투사 담은 영화 '밀정'…느와르 분위기 속 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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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현철 작성일2024.08.14 댓글0건본문
■ 출 연 : 곽상원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
■ 진 행 : 연현철 기자
■ 송 출 : 2024년 8월 14일 수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 주파수 : 청주FM 96.7MHz /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무비 톡(Talk)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방송 다시 듣기는 BBS청주불교방송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 연현철 : 무비톡 코너입니다. 오늘도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곽상원 교수와 함께 하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십니까?
▶ 곽상원 : 안녕하십니까? 무비토커 곽상원입니다.
▷ 연현철 : 오늘은 또 어떤 영화를 가지고 오셨는지요?
▶ 곽상원 : 내일이 광복절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정말 좋은 날이고, 그런데 그런 날이 있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희생이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알고 있는 독립 투사들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만약에 알고 있는 독립 투사들을 한번 이름을 대봐라 하게 된다면 저도 몇 명의 이름만 대고 벙어리가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그 몇 몇이 독립을 이루게 된 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인해서 된 거 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투사를 기억하고자, 그리고 그들의 희생과 고마움을 생각할 수 있는 영화 한 편을 가지고 왔습니다. 이 영화는 김지운 감독, 그리고 송강호, 공유, 한지민 주연의 2016년도 영화입니다. 영화 <밀정> 가지고 왔습니다.
▷ 연현철 : 예. 영화 <밀정> 그리고 뭐 영화 <암살>도 있고요. 독립군을 다루는 영화가 많다 보니까 또 그중에서도 흥행하고 성공한 영화이기도 하다 보니까 비교가 좀 많이 되는 영화인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케이블 영화 채널에서 자주 방영되다 보니까 한 10번 정도는 본 것 같아요.
▶ 곽상원 : 이 영화는 10번을 보든 20번을 보든 영화의 만듦새와 짜임새는 정말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 있고요. 그리고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역사적인 사실과 영화적인 상상력이 적절히 잘 섞인 영화라는 것이지만, 하지만 이 영화는 서로 색깔이 굉장히 많이 다릅니다. 두 영화가 '밀정', '암살' 두 글자니까 그리고 독립군을 다루고 있는 얘기다 보니까 비슷할 것 같지만 같은 소재와 같은 이야기를 다루었다 하더라도 영화의 장르는 서로 많이 다르게 만들어졌어요. 먼저 <암살>은 케이퍼 무비 형식의 복수를 소재로 한 액션 활극의 느낌이 강하다면 <밀정>은 굉장히 차갑고 어두운 느낌의 루와르 형식으로 스파이 스릴러물의 형식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 두 영화를 보시고 서로 다른 재미를 느껴보시는 것도 한 번쯤은 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연현철 : 네 맞습니다. 영화 <밀정> 대사 중에 배우 이병헌이 출연해서 하는 대사가 있는데 제가 좀 언급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기억나는 거는 "우리는 실패해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 울림이 컸던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요.
▶ 곽상원 :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정채산의 나레이션으로 영화가 끝나게 되는데 그때 영화 OST로 <드보르작: 16개의 슬라브 무곡>으로 나오면서 그때 배우 이병헌이 얘기를 하게 되는 대사가 "우리는 실패해도 앞으로 나가야 합니다."라고 얘기를 하게 되죠.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대사가 굉장히 의미심장하기도 하고 한 번의 전투로 승리했다고 해서 독립이 오지 않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의 희생이 있었고 많은 분들의 실패가 있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실패를 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을 했고요. 그런 덕분에 우리가 지금 한글을 쓰면서 태극기를 흔들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올림픽 같은 데서도 이제 금메달을 따고 올라갈 때 국기가 태극기가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되면 이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는지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지금 소개해 드리는 영화 다른 날에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지만 오늘 같은 날 보게 된다라면 더욱더 의미가 다를 것 같습니다.
▷ 연현철 :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 밀정 줄거리부터 좀 소개해 주시죠.
▶ 곽상원 : 영화 첫 장면 오프닝 시퀀스는 총격전으로 시작합니다. 등장 인물이 한 명 등장하는데 대한민국 독립군 의열단원 김장옥이 등장을 하게 됩니다. 김장옥은 박휘순이 연기를 했고요. 수백 명의 경찰들의 총탄을 피하면서 홀연단신 일당백으로 일본군과 싸우다가 포위를 당하게 됩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인물이 이 영화의 주인공 이정출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 역할은 송강호가 맡게 됩니다. 이정출은 총독부 경부로서 김장욱 어릴 때부터 친구입니다. 그래서 이정출은 김장옥을 살려주겠다고 하면서 투항을 요청을 하죠. 이정출이 김장옥에게 투항을 하라는 것은 김장옥 자체가 의열단 단원이기도 하고 김장옥을 통해가지고 정채산을 잡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김장옥은 이렇게 얘기를 해요. "어찌 사람이 쥐새끼와 같이 살 수 있겠느냐?" 하면서 자결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영화는 시작하게 됩니다.
▷ 연현철 : 이게 일본군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존재가 이병헌이 연기한 정채산 아니겠습니까? 정채산을 잡기 위한 이정출, 그러니까 송강호가 연기하는 이정출이 이 스파이 신분을 띠고 어쨌든 의열단에 들어가게 되는 거죠.
▶ 곽상원 : 예 맞습니다. 의열단으로 등장한 또 인물은 김우진입니다. 김우진은 배우 공유가 연기를 했고요. 김우진은 이정출이 스파이라는 것을 한 번에 눈치를 채기는 하지만 그를 이용하기 위해서 일부러 정채산을 만나게 해줍니다. 너무 쉽게 정채산을 만나게 된 게 좀 의아합니다. 하지만 뭐 이왕 만나게 된 거 이정출도 김우진이 자신을 이용할 거라고 눈치를 채기도 합니다. 이때부터 이정출은 이중 스파이가 됩니다. 총독부 경부 출신인 이정출을 이용하려는 김우진, 일본 경찰로서 정채산을 잡아야 하지만 점점 마음이 변하는 이정출. 이정출은 정채산을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김우진은 이정출을 이용해서 일본 경부청에 폭탄을 터뜨려야 합니다. 과연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그것은 영화를 보시고 확인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연현철 : 맞습니다. 일본 측 스파이를 이용하려는 의열단, 그리고 이중 스파이가 되는 일본 경감 이정출. 이 영화가 왜 느와르라고 불리는지 알려주는 가장 중요한 대목 아니겠습니까?
▶ 곽상원 : 이 영화는요. 굉장히 차갑고 어둡습니다. 아마도 70년대 프랑스 영화 알랑드로 주연이었던 <암흑가에 두 사람> 같은 느낌을 내기 위해서 영화 전체의 색깔은 굉장히 어둡고 차가운 블루톤을 사용하게 되죠. 그러다 보니까 영화를 보는 관객은 굉장히 서늘함을 많이 느끼게 되고요. 기본적으로 느와르 영화는 개인적인 욕망으로 인한 흥망성쇄를 보여줘야 되기 때문에 인물의 심리를 잘 그려내야 되거든요. 그래서 일본 경찰이라는 신분과 독립군에게 설득되어가지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송강호가 연기를 너무 찰지게 잘해냈습니다. 하지만 보통 느와르에서 하는 연기와 다른 형식의 연기를 가져가게 되는데 보통 느와르에서는 차가운 눈빛으로 연기를 하지만 송강호는 눈빛보다는 이득과 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서 냉정한 척 어스레 떠는 연기를 통해가지고 이정출이라는 인물을 정말 사실감 있게 잘 표현을 했습니다.
▷ 연현철 : 어떻게 그렇게 연기할까요? 참 대단합니다.
▶ 곽상원 : 네 맞습니다. 보통 느아르에서는 차가운 눈빛으로 연기를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송광호의 너스레를 떠는 연기가 어찌 보면 그의 불안함을 더 잘 표현하게 되거든요. 그러면서 영화는 2시간 20분이라는 긴 시간을 짧고 강하게 표현을 하게 됩니다.
▷ 연현철 : 저도 몰랐습니다. 2시간 20분이나 됐었나요? 1시간 30분 정도 되는 줄 알았는데, 영화의 긴장감을 좀 이야기를 하자면 영화 막바지에 나오는 기차 신 긴장감 최고였습니다.
▶ 곽상원 : 달리는 기차라는 것은 완전히 독립된 공간이죠. 칸칸이 막혀 있기 때문에 숨을 곳이 없습니다. 즉 무언가를 또 누군가를 찾으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찾아내는 건 시간 문제예요. 근데 그 기차 안에 네 그룹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 그룹은 일본 경찰이지만 독립군을 도와주려는 밀정 이정출이고요. 그리고 폭탄을 가지고 일본 경찰의 눈을 피해야 하는 독립군이 있고요. 의열단 김우진을 잡아야 하는 일본 경찰이 있고요. 또 독립군이지만 일본 경찰을 돕는 밀정이 있습니다. 이렇게 두 명의 이중 스파이하고 서로가 다른 두 집단이 존재하죠. 한 집단은 잡으려고 하고 한 집단은 도망치려고 하고 그리고 서로 각각 밀정이 존재하고 그런데 그 사건이 일어나는 곳은 독립된 일직선인 열차에서 일어나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 안에서 생겨나는 서스펜스가 손에 땀을 쥐게 하죠. 그러다 보니까 김지운 감독은 이 장면을 가장 공들여서 찍었다고 합니다. 옛날 열차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 직접 열차 세트를 지은 것은 물론이고 그리고 마지막 총격전에서는 엄청나게 공을 들이면서 이 영화를 찍었다고 해요.
▷ 연현철 : 이게 어쨌든 이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을 한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실화가 반영이 됐습니까?
▶ 곽상원 : 제가 첫 번째 시퀀스를 자세히 말씀드리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 김상옥 실제 인물인 김상옥 의사를 모티브로 해서 만든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잘 알지 못하는 독립 열사들의 이야기가 이 영화에 처음부터 등장하게 되고요. 그리고 김상옥 의사의 이야기는 영화보다는 실제 이야기가 더 스펙타크 합니다. 김상옥은 그 당시에 조선 최고의 총잡이었고요. 경찰청을 터뜨린 장군이기도 하죠. 그래서 처음에는 20대 1로 싸우게 되다가 2박 3일 동안 도망다니면서 천 명의 경찰이 그를 쫓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면서 자결을 하게 된다는 것으로 최후를 맞이하게 되죠. 그래서 김지운 감독은 김상옥 열사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해서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를 굉장히 많은 시간을 들여서 영화를 찍게됩니다.
▷ 연현철 : 영화의 주된 등장 인물이죠. 송강호가 연기한 이정출 또 김우진 그리고 정채산 실제 인물을 모델로 만들었다고 하죠.
▶ 곽상원 : 이정출은 황옥이라는 실제 인물을 가지고 모티브를 해서 만들었다고 하고요. 황옥은 찰의 밀정이었고 이중 스파이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주변에서는 의열단이 아니라 일본 경찰이라는 의심을 갖게 되긴 하지만 나중에 해방이 되고 나서 김원봉 선생님이 "그는 의열단의 밀정이었다."다고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하게 되죠. 그리고 공유가 연기했던 김우진도 김시현이라는 실제 인물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병헌이 연기했던 정채산은 약산 김원봉 선생님을 모티브로 한 것입니다.
▷ 연현철 : 밀정이라는 단어가 사실 영화 암살에서 이렇게 자주 등장했었던 단어라서요. 저희에게 좀 더 와닿는 것도 있는데 이 영화 <암살> 잠깐만 짚어보자면 김원봉 선생님을 모델로 한 게 이제 조승우 씨가 연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두 배우가 한 인물을 모티브로 연기를 했는데 분위기는 좀 많이 달랐어요.
▶ 곽상원 : 두 영화에 나오는 의열단 단장 김원봉 선생님을 모티브로 한 거 맞고요. 그런데 분위기 말씀하신 것 처럼 다르죠. 영화 암살에서는 굉장히 스마트하고 섬세한 신사 같은 느낌이라면 밀정에서는 김원봉 선생님의 역할을 카리스마 넘치는 대장부의 리더의 모습으로 보여주게 됩니다. 영화 <암살>에서는 비상한 지략가, 밀정에서는 신비한 매력의 지도자 다르게 표현을 했지만 실제 김원봉 선생님은 두 개의 이미지를 다 갖고 있는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외모도 출중하고 언변도 뛰어나서 사람을 잘 휘어잡고 그를 믿게 만드는 카리스마가 있었고 동시에 비상한 두뇌 그리고 스마트한 면도 다 가지고 있었다는 거죠. 조금 아쉬운 것은 월북했다는 이유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이렇게 영화를 통해서 그가 어떤 인물인지 알게 되는 것은 영화가 가진 가장 좋은 순기능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광복절날 이 영화 한편 보시는 거 정말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 연현철 : 알겠습니다.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군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밀정> 추천해 주셨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서 정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곽상원 : 네. 감사합니다.
▷ 연현철 : 지금까지 청주대학교 연극영화부 곽상원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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