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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곽상원 교수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 토스트 빵 수준으로 떨어진 인간의 존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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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승원 작성일2025.03.13 댓글0건

본문

■ 출   연 : 곽상원 교수

■ 진   행 : 이호상 기자

■ 송   출 : 2025년 3월 13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 주파수 : 청주FM 96.7MHz /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무비 Talk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방송 다시 듣기는 BBS청주불교방송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 본 인터뷰 내용을 기사에 인용하거나 방송에 사용시 청주BBS '충북저널967'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이호상 : 영화 이야기 무비 토크 시간입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곽상원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곽 교수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십니까?

 

▶ 곽상원 : 네. 안녕하십니까? 무비토커 곽상원입니다.

 

▷ 이호상 : 네 교수님 바로 가죠. 오늘 어떤 영화입니까?

 

▶ 곽상원 : 봉준호 감독 영화 가져왔습니다. 지금 극장에 가면 이 영화 밖에 없어가지고 이 영화를 소개시켜 드리면 어떨까 싶어서 가져왔습니다. 전작인 <기생충> 이후로 6년 만에 나온 영화고요. 여덟 번째 장편 영화입니다. 로버트 패티슨 / 토니 콜렛 / 마크 러팔로 / 스티브 연 주연의 영화 <미키17> 가지고 왔습니다.

 

▷ 이호상 : 전작 <기생충>, 아카데미상도 받았고요. 6년 만에 나온 영화, 그러다 보니까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데, 지금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곽상원 : 일단은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받았기 때문에 단순히 우리나라를 넘어서 전 세계에서도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지금 나흘 만에 100만을 찍었고 지금 수요일 기준으로 한 220만 정도가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개봉하고 점점 전 세계에서 개봉을 하고 있는데,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흥행은 제작비에 대비해서 2배 이상의 흥행을 얻을 거라는 관측이 좀 많은 것 같은데요. 그런 면에서 이제 봉준호 감독이 우리나라 감독이라는 걸 넘어서 탈 대한민국 급, 전 세계에서 인정하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좀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칸 영화제에서 이 영화 <미키17> 을 경쟁작으로 초청을 했는데 봉준호 감독이 “상에 대해서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그냥 비경쟁에서 즐겁게 영화를 틀고 오겠다” 해가지고 그냥 비경쟁 갈라 스크르닝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이제 이룰 거 다 이뤘으니까 즐기면서 영화를 만드는 거겠죠.

 

▷ 이호상 : 이게 제작비도 상당히 들었다는 언론 보도도 봤고 말이죠.

 

▶ 곽상원 : 네. 총 제작비가 1억 2천만 달러 정도 들었습니다.

 

▷ 이호상 : 대단합니다. 교수님 아까 잠시 언급을 하셨습니다만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어느 장르에 묶지 않고 이제는 ‘봉준호 영화 자체가 장르다’ 이런 평가를 받고 있지 않겠습니까? 이 정도까지 봉 감독, 정말 글로벌 감독 아니겠습니까?

 

▶ 곽상원 : 이제 봉준호 영화를 보게 되면은, 다른 영화랑 비교를 하는 게 아니라 봉준호가 전에 만들었던 영화들과 비교가 되게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봉준호 영화 자체가 장르라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은데 왜 그럴까 보게 되면, 어느 정도 규칙이 있긴 하지만 누구도 따라 할 수 없고 어디서 본 듯한 이야기지만 굉장히 신선한 측면이 있어요. 등장 인물이 과장되지 않고 우스꽝스럽게 그려지는 모습을 보게 되면 마치 안톤 체홉 안에 있는 캐릭터를 보는 것 같고, 부조리한 상황은 이노네스코의 작품을 읽는 느낌이고, 이리 튀고 저리 튀는 느낌은 셰익스피어의 소동극을 보는 느낌이 충분히 들거든요. 그런데 이 세 개의 작가 중에서 어떤 작가도 따라가지 않습니다. 고전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지만, 막상 그 이야기를 보게 되면 지금 우리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를 굉장히 아이러니하게 풀어버리게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새롭지 않은 이야기인데, 어디서 있을 법한 이야기인데, 그의 손을 거치게 되면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영화적인 문법을 통해서 신선한 이야기로 바뀌는 경우가 되게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영화가 개봉이 되는 순간 사람들의 연구 대상이 되기도 하고, 그리고 지적 허영심을 풀어주는 퍼즐 같은 역할이 되기도 하고,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도 등장하는 소스라든지 여러 가지 물건들에 대해서 어떤 은유나 비유가 있는지 사람들이 찾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의 영화를 보게 되면 사람들이 보물찾기하듯 숨겨진 의미를 찾는 재미도 있는 독특한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이호상 : 봉준호 감독, 정말 걸출한 인물이죠? 일단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교수님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영화 <미키17> 지금 개봉하고 있는 영화니까 간단하게 줄거리 좀 살펴본다면요?

 

▶ 곽상원 : <미키17> 이라는 제목 자체가 어떻게 보면 줄거리가 될 수 있는데 미키 반즈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미키 반즈라는 친구가 열일곱 번의 탄생을 거치게 된다는 거죠. 그렇다고 우주로 나가게 되면서 허드렛일을 본인이 혼자 다 하게 돼요. 그러면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서 17번째로 탄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주로 나가게 될 때 그냥 사람을 데리고 가는 게 아니라 기계를 가지고 가면 되지 않느냐 하게 되겠지만, 보게 되면 기계가 망가져 고치는 비용보다는 인간이 죽어서 다시 탄생하는 비용이 더 싸게 먹힙니다. 사람을 데리고 가 복제하는 설정을 통해서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설정으로 영화는 진행이 됩니다.

 

▶ 곽상원 : 사실 줄거리 장황하게 써놓긴 했지만 직접 극장 가서 확인하는 게 좋기 때문에 <미키 17>은 미키라는 인물이 17번째 살아나서 생겨난 제목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확인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이호상 : 그러니까 기계를 만드는 것보다 사람을 복제하는 게 더 저렴하다는 말씀인 거잖아요? 

 

▶ 곽상원 : 맞습니다.

 

▷ 이호상 : 그런 설정이 정말로 대단한 영화 이야기입니다만, 자신 인생 기억을 가지고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면 모든 사람을 복제해도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 곽상원 : 영화상에서 중요한 설정인데 연쇄 살인마가 자신의 살인을 숨기기 위해서 자신을 복제한 후에 알리바이를 만드는 사건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지구에서는 인간 복제가 불법이 되게 되는 것이고 만약에 인간 복제를 하고 싶으면 우주에 나가는 비행기와 다른 행성을 개척하는 우주선에서만 단 1명만 복제시킬 수 있다는 법이 있어 다른 사람은 아무도 복제하지 않고 미키만 복제가 되는 것이죠. 아까 말씀드렸지만 위험한 일을 기계를 시키는 게 아니라 인간이 하게 된다는 거 기계가 망가져 고치는 비용보다 인간을 복사하는 비용이 더 싸기 때문에 인간을 사용하는 것도 굉장히 재미있는 설정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거 같아요.

 

▷ 이호상 : 우리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마저 소모품이 되어버려 인간의 존엄성이 사라지는 노동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고 또 숨어 있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 곽상원 : 그러다 보니까 다른 영화랑 좀 묘하게 겹치는 게 있는데 아까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봉준호 영화는 새롭긴 하지만 과거에 있는 무언가를 새롭게 만든 느낌이 있다고 말씀 말씀드렸잖아요. 그래서 이 영화를 보게 되면 중간에 1937년에 찰리 채플린이 만들었던 <모던 타임즈>가 생각이 나는 거예요. 찰리 채플린이 기계에 빨려 들어가서 나사를 조이는 장면이 생각나게 되는데요. 어찌 보면 복제돼서 나오는 과정이 되게 성스럽고 인간이 생겨나는 과정이기 때문에 되게 뭔가 대단한 것 같지만 그냥 토스트에서 빵이 튀어나오는 정도의 느낌이거든요. 아프도록 웃고 슬프도록 즐겁다고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가 토스트에서 빵이 타면은 기겁하지만 그거는 빵이 아까워서가 아니거든요. 그만큼 인간에 대한 존엄성이 사라진 현재의 시대를 그리는 영화가 바로 <미키 17>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우울할 것 같지만 아까 <모던 타임즈> 얘기했듯이 끔찍한 것이 아니라 재밌고 불쾌하지 않아요.

 

▷ 이호상 : 유쾌하게 영화를 표현했습니다. 지금 교수님 설명을 들어보면 좀 약간 무거운 주제인 것 같은데 이걸 좀 재치 있게 표현했다는 말씀인 거죠?

 

▶ 곽상원 : 맞습니다. 

 

▷ 이호상 : 인간 복제를 토스트에 빵이 튀어나오는 듯한 느낌 이렇게 좀 말씀하셨습니다.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 곽상원 : 2022년도에 완성된 영화거든요. 그런데 그 당시를 풍자한 게 아니라 예언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트럼프가 그 총에 스치는 장면이 떠오르는 장면도 있고요. 일론 머스크가 나치 경례하는 장면이 생각나게 되는 장면도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원작에는 없는 역할이긴 하지만 중간에 보면 어떤 여성이 등장하는데 굉장히 권위적인 여성이 등장하거든요. 그래서 세익스피어의 희곡 <멕베스>에서 레이디 멕베스와 같은 지도자를 조정하는 부인으로 등장하는 같은 인물이 등장하게 되는데 그 여성을 볼 때마다 묘한 현실과 비슷한 여성이 생각나기도 하고 하여튼 2022년도에 완성한 영화인데 어떻게 2024년도에 전 세계에 있는 독재자 모습을 다 보이는지 되게 신기하기도 하고 이걸 SF로 만든 봉준호 감독의 재치가 느껴지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 이호상 : 교수님의 설명을 좀 들었으니까 이번 주말에 극장가서 이 영화를 보면 더 흥미롭고 의미 있게 좀 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하고요. 다음 주에 또 재미있는 영화 이야기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곽상원 : 네 감사합니다.

 

▷ 이호상 : 영화 이야기 곽상원 교수의 무비 토크, 오늘은 현재 개봉작이죠. <미키 17>에 대한 이야기 소개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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