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곽상원 교수 "민규동 감독의 '파과'…세월의 흔적이 쌓여도 변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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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승원 작성일2025.05.22 댓글0건본문
■ 출연 : 곽상원 교수
■ 진행 : 이호상 기자
■ 송출 : 2025년 5월 22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 967'
■ 주파수 : 청주FM 96.7MHz /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무비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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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곽상원 교수
□ 진행 : 이호상 기자
▷ 이호상 : 무비토크 영화 이야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곽상원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곽 교수님 나와 계시죠?
▶ 곽상원 : 네. 안녕하십니까? 무비토커 곽상원입니다.
▷ 이호상 : 교수님 잘 계셨죠?
▶ 곽상원 : 별일 없었습니다.
▷ 이호상 : 어떤 영화인지 바로 갈까요?
▶ 곽상원 : 손익 분기점이 120만 정도 되는 영화인데, 아쉽게도 아직 한 50만밖에 들지 않은 영화가 한 편 있습니다. 흥행이 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소재로 만든 영화이기도 하고, 사실 저번 주에 저희가 미션 임파서블 영화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서, 이번 주에는 <미션 임파서블 : 파이널 레코닝>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지금 소개해 드린 영화를 보지 못하게 되면 조금은 아쉽지 않을까 싶어서, 이번 주가 지나면 극장에서 볼 기회가 사라지게 되거든요. 그래서 한번 소개시켜 드리려고 가지고 왔습니다. 감독도 기대가 되고요. 배우도 기대가 되고, 줄거리를 보고 나니까 더 큰 기대를 가지고 봤던 영화입니다. 4월 30일에 개봉한 민규동 감독 이혜영 / 김무열 / 김성철 주연의 영화<파과>를 가지고 왔습니다.
▷ 이호상 : <파과>. 그러니까 파과라는 건 과일인데 조금 상품성이 떨어지는 과일을 말하는 거죠?
▶ 곽상원 : 맞습니다. 먹을 때 맛은 전혀 지장은 없는데 옆에 벌레가 먹었거나 좀 멍이 든 과일들을 파과라고 얘기를 하죠.
▷ 이호상 : 우리 지역 충청북도에서는 파과를 못난이 사과, 못난이 과일, 이렇게 상품화시키기도 하고 그런데 말이죠.
▶ 곽상원 : 맞습니다. 동일하게 부르는 게 맞는 것 같고요.
▷ 이호상 : 그런데 교수님, <파과> 영화의 손익 분기점이 120만 정도 라고 하셨는데, 이 정도라면 어느 정도 투자가 된 거라고 보면 될까요?
▶ 곽상원 : 120만 정도가 되는 거라면, 보통 한 30억 안팎의 영화들을 잡게 되거든요. 그래서 큰 제작비 같은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직 손익분기점을 못 넘은 거 보면, 코로나 이후로 영화 극장 산업이 굉장히 얼어붙었다는 생각이 좀 들기도 합니다. 예전 같으면 충분히 손익 분기점을 넘었을 만한 영화인데, 영화가 나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절반밖에 안 된다는 것이 좀 아쉽다는 생각이 좀 들더라고요.
▷ 이호상 : 그게 앞서 말씀하신 대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영향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 곽상원 : 네. 그런 것도 분명히 있긴 합니다. 미션 임파서블 같은 경우는 일주일 만에 한 거의 50만이 들 정도로, 지금 한 70만 가까이 되는 것 같은데 <파과>같은 경우는 거기에 대한 피해도 받기도 했지만, 일단은 소재 자체가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소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면도 있는 것 같기는 해요. 제목 자체가 어떻게 보면은 줄거리 전체를 얘기하는데, 파과처럼 사람의 마음이나 의지, 됨됨이는 변하진 않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보기 싫은 과일처럼 세월의 흔적을 몸에 남기는 한 노년의 여성에 관한 이야기거든요. 그러니까 영화 제목 자체가 등장하는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어요. <파과>에 등장하는 인물은 여성이긴 하지만 40년 동안 살인 청부업을 삼아온 60대 여성 킬러의 이야기고요. 그 킬러의 이름 바로 조각이고요. 60세가 됐는데 현역에 있다 보니까 몸도 예전 같지 않게 삐걱거리기도 하고, 이제 퇴물 취급은 받지만, 그래도 그 세계에서 전설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레전드의 칭호를 받는 여성 킬러가 주인공이고요. 그리고 <파과>에 등장하는 말 자체의 의미가 좀 다른 말도 들어 있어요. 파과에서 오이 과(瓜)자를 파자한다는 뜻으로, 뒤에 그 과(瓜)자를 파자를 하게 되면 여덟 팔(八)자가 두 개가 나와요. 두 개가 되면 2x8=16이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28 청춘을 뜻하는 것이고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말한다고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파과라는 말의 중의적인 의미는 하나는 나이 든 사람을 얘기하긴 하지만, 오히려 반대로 가장 인생에서 아름다운 시기를 <파과>라고 부른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영화에서 여자 주인공이 16세가 됐을 때 처음 킬러가 되고, 60세가 됐을 때 파과는 과일처럼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은퇴 직전에 지켜야 될 무언가를 지켜내게 되면서, 또 다른 무언가 인생을 알아가게 됩니다. 그러면서 <파과>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 여성의 이름은 바로 조각이거든요. 조각은 우리가 얘기하는 피스, 이런 조각이 아니라 짐승의 발톱을 조각(爪角)이라고 얘기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원래 이 여자가 갖고 있던 킬러 네임이 손톱이었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는 조각으로 이름을 바꾸게 돼요. 즉 이제는 인간으로 삶이 아니라 그냥 생존하기 위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인물로 그려지기 때문에 조각이라고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중의적인 의미로서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내가 인생에서 한 조각의 피스를 찾는다는 느낌처럼 보이거든요. 그래서 인생의 퍼즐 중에 마지막 하나의 조각을 찾는다는 의미로도 응용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영화에서 잃어버린 한 조각을 찾는 것처럼 그 전의 삶과 다른 삶을 살게 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끝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됩니다. 16세 킬러가 돼서 40년 동안 청부 살인을 하게 된 할머니의 이야기가 이 영화의 전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호상 : 16살에 킬러가 돼서 40년 동안 청부 살인을 했던 할머니가 된 파과가 된 60대 여성의 이야기군요. 그런데 교수님 설명을 들어보니까 <파과>에 내포된 의미 또 조각이라는 뜻의 의미등 여러 가지를 좀 알고 영화를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영화에 이런저런 언어적 유희가 많이 녹아 있나요?
▶ 곽상원 : 네. 이 영화 원작이 소설이기 때문에 소설 <파과>를 영화화한 것이고 소설 <파과>는 분량이 300페이지가 넘거든요. 그래서 이 영화를 보니 원작도 읽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렇게 읽어보니 재미있는 소설책을 읽게 된 것 같습니다. 분량이 굉장히 길어서 책을 읽는 도중 영화의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요. 이 긴 소설이 자칫하면 뻔해지는 스토리가 될 수 있는데, 이 영화에서 압축적으로 잘 풀었습니다. 일단은 이 영화를 보기 전 감독에 대한 신뢰가 있거든요. 민규동 감독의 첫 번째 작품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가 대표작인데요. <여고괴담> 시리즈 중에서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는 가장 잘 만든 작품으로 평가되고, 공포 영화가 아니라 고교생들의 질풍노도의 시기를 잘 표현한 성장 영화라고 평가를 받게 되거든요. 그래서 이번 <파과>에서도 지켜야 하는 것을 만들지 않으려고 하는 킬러의 마음이라든지 그녀가 갖고 있는 과거의 무게라든지 이런 삶의 감정이 영화 안에서 굉장히 잘 표현이 돼 있습니다. 그래서 민규동 감독의 특징을 이 영화 안에 잘 표현돼 있습니다.
▷ 이호상 : <여고괴담>을 말씀하시니까 혹시 이 영화도 공포스러운 장면이 있나요?
▶ 곽상원 : <여고괴담> 같은 경우도 공포 영화이긴 하지만 드라마가 잘 드러나 있는데요. 이번 <파과>도 액션 영화라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 안에 인간적인 드라마가 잘 녹아 들어가 있습니다.
▷ 이호상 : 액션도 있다고 하셨는데 여성 킬러의 액션이 어떻게 표현됐을까 궁금하기도 하네요.
▶ 곽상원 : 영화를 보면 60세 여성 킬러의 액션과 그리고 그 반대의 대척점에 있는 빌런인 20대의 남성 킬러의 액션이 잘 표현돼 있는데요. 60세 여성의 액션은 뭐랄까 둔탁하고 톡톡 튀는 액션을 보여준다면, 20대의 젊은 킬러는 굉장히 물 흐르는 듯한 유연성을 보여주게 되거든요. 그래서 두 인물의 액션 질감이 늙음과 젊음이 액션을 통해서 드러나게 되니까 단순한 킬러 영화가 아니라 그들의 액션은 인간의 감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칫하면 뻔한 영화가 될 뻔했지만 이렇게 액션 스타일과 액션 코디네이팅도 다르게 설계되다 보니까 영화를 보면 재미와 그 안에 녹여져 있는 감정이 드라마처럼 잘 표현되어 있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호상 :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음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곽상원 : 네 감사합니다.
▷ 이호상 : 네. 무비토크 곽상원 교수였습니다. 오늘은 현재 상영 중인 민규동 감독 영화 <파과> 소개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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