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내로남불' 김영환 충북지사…추모는 남의 몫, 술자리는 내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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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성현 작성일2025.07.14 댓글0건본문
[앵커]
오송 참사 2주기를 맞아 "유족의 아픔을 보듬겠다"고 강조했던 김영환 충북지사가, 정작 추모주간에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은 공직자 신뢰는 물론, 지역사회가 함께 슬픔을 나누는 공동체적 의미까지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성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2주기, 추모주간이 한창이던 지난 12일 저녁.
청주의 한 식당에서 김영환 지사와 일부 청주시의원이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술병이 놓인 테이블, 환하게 웃는 모습이 담긴 단체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오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습니다.
김영환 지사는 2주기 추모주간을 앞두고 "유족의 아픔을 함께 나누자", "모두가 경건한 마음으로 애도하자"며 도민들에게 음주와 유흥을 삼가 달라고 거듭 요청해왔습니다.
그러나 그 당사자가 직접 자신이 세운 원칙을 어긴 모습에, 시민사회는 깊은 실망과 분노를 표했습니다.
시민단체와 야당, 유가족들은 "공직자가 말과 행동이 다르면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태는 단순한 술자리가 아니라 유가족과 도민의 아픔을 외면한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은 "맥주 한두 잔에 불과했다는 해명으로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진심으로 사과하고 책임지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충북도는 "청주 돔구장, 오송역 등 현안 논의 자리였다"고 해명했지만, 시민사회는 "공인이 애도기간에 지켜야 할 최소한의 태도를 망각했다"며 강한 유감을 드러냈습니다.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는 지난 2023년 7월 15일, 집중호우로 미호강 제방이 무너져 지하차도가 급격히 침수되며 14명이 목숨을 잃은 비극입니다.
충북도는 올해 2주기를 맞아 9일간 추모주간을 운영하며 희생자를 기리고 있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유족을 보듬겠다던 약속을 얼마나 쉽게 저버릴 수 있는지를 보여줬습니다.
이번 술자리 논란은 단순한 일탈을 넘어, 오송 참사라는 큰 아픔을 지역 공동체가 함께 기억하고 치유하자는 그 상징적 의미마저 훼손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공직자들이 추모의 본뜻을 지키지 않으면, 공식적 애도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시민들이 느끼는 공동체 연대감은 약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공직자의 말과 행동이 다를 때,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근본적 반성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BBS 뉴스 조성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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