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곽상원 교수 "연상호 감독의 신작 '얼굴', 고도성장 이뤄낸 대한민국의 모습을 스크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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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승원 작성일2025.09.18 댓글0건본문
■ 출연 : 곽상원 교수
■ 진행 : 이호상 기자
■ 송출 : 2025년 9월 18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 967'
■ 주파수 : 청주FM 96.7MHz /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무비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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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방송 다시 듣기는 BBS청주불교방송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 본 인터뷰 내용을 기사에 인용하거나 방송에 사용시 청주BBS '충북저널967'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이호상 : 곽상원 교수의 무비 토크 시간입니다. 곽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곽상원 : 안녕하십니까? 무비토크 곽상원입니다.
▷ 이호상 : 바로 가죠. 오늘은 어떤 영화입니까?
▶ 곽상원 : 현재 개봉 중인 영화고요. 영화 <부산행>의 감독 연상호의 여섯 번째 장편 실사 영화입니다. 배우로는 권해효, 박정민, 신현빈이 출연합니다. 영화 <얼굴>을 가지고 왔습니다.
▷ 이호상 : 영화 <얼굴>, 개봉작이고요. 감독이 영화 <부산행> 감독이었다는 거죠?
▶ 곽상원 : 그렇습니다.
▷ 이호상 : <부산행>은 제가 봤었는데 말이죠. 어떻습니까? <얼굴>에 대한 평가를 해 주신다면요?
▶ 곽상원 : 연상호 감독이라는 그 감독에 대해서 좀 얘기를 한다면, 이미 애니메이션은 인정받았고, 좀비 아포칼립스 영화 <부산행>을 통해 천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한국 상업 장르 영화를 한 단계 올려놓은 감독이라고 얘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 <정이>는 “스토리텔링은 좀 헐겁다.” 하더라도 한국 SF 영화가 할리우드 기술력에 뒤지지 않는다는 소재의 다양성도 이야기해 주기도 했었고, 그리고 OTT 드라마 <지옥>을 통해서 독특한 사회성이 짙은 장르 드라마를 가지고 오면서 “한국의 여러 가지 드라마들의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좋은 평가를 받는 감독입니다. 평은 호불호가 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연상호 감독 작품이 가지고 있는 사회의 초반 모습들을 기가 막히게 잘 드러냈다는 그런 특징은 있는 것 같고요. 반면에 그런 추한 모습에 집착하다 보니까, 작품 내에서 연상호가 지향하는 긍정적인 사회가 과연 어떤 사회인가 뭐 약간 모호할 때가 있긴 하지만 반대로 이런 생각이 들긴 해요. 그런 모호한 사회에 긍정적인 해답을 제시하는 게 맞는 건가, 그 사회를 직접 눈으로 목도하는 것만으로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연상호 감독의 영화에서 보여주는 세계들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우리의 모습들을 직진으로 적나라하게 표현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 영화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런데 <부산행> 이후로 성공하고 나서 관객이랑 어느 정도 타협을 하다 보니까 그의 색깔이 약간 옅어진 것도 있긴 합니다. 대표적으로 <염력>이나 <반도>, <정이> 같은 경우는 좋은 평을 받진 못했죠. 원래 신파를 잘 안 넣는 감독이지만 대중들과, 아니면 상업적인 측면을 고려하다 보니까 그 영화는 신파도 좀 들어가고, 그리고 이런저런 타협을 하다 보니까, 그 전의 작품보다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드라마 <지옥>과 같이 신파적인 기름기를 빼고 본인의 색깔로 승부한 드라마들은 성공하고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 영화 <얼굴>에서도 정말 좋은 평가를 할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요소가 많이 있습니다.
▷ 이호상 : 영화 <얼굴>을 소개해 주시고 계시는데, 이 <얼굴>의 감독이 이제 연상호 감독이라고 하셨습니다. 연상호 감독의 과거 개봉작을 보면 “우리 현재의 모습을 좀 투영시킨 영화들인 것 같다.”고 평가를 해 주셨는데, 사실 그 교수님 저는 영화 <부산행>은 봤는데 말이죠. 저는 이 <부산행>, 예전에 우리가 2021년인가요? 코로나가 한창이었을 때, 영화 <부산행>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이 <부산행>이 바이러스를 피하기 위해서 유일한 청정 지역인 부산으로 향하는 그런 영화 아니었습니까? 그래서 지금 교수님께서 설명해 주신 우리의 현실적인 모습을 좀 투영시킨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아닌가, 그래서 <부산행>이 생각이 났었는데 말이죠. <얼굴>이 현재 개봉작이라고 하셨으니까, 우리가 관람에 좀 지장이 없는 선에서 간단하게 줄거리를 좀 설명해 주신다면요.
▶ 곽상원 : 시각장애인 전각 장인 ‘임영규’가 등장합니다. 여기서 전각 장인이라고 얘기하는 거는 ‘도장을 파는 사람’을 얘기하는데, 도장을 파는 사람이 시각 장애인이라면? 되게 많은 고생을 하고 인정을 받은 거겠죠. 이 역할을 배후 권해효가 연기를 하게 됩니다. 앞을 보지 못하지만, 살아있는 기적이라고 불리면서 누구보다 아름다운 글씨를 도장 안에 담는 장인이 바로 ‘영규’입니다. 그리고 그의 아들 ‘임동환’, 이 역할을 박정민 배우가 연기를 하는데, 앞을 못 보는 아버지를 돌보면서 아버지 회사를 운영 중인 임영규의 아들입니다. 살아있는 기적이다 보니까 신문, 잡지, 방송에서 인터뷰에 실리면서 존경받는 인물이 되고요. 영화는 인터뷰를 하는 장면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되죠. 40년 전에 실종된 줄 알았던 어머니가 백골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겁니다. 아버지 영규와 동환이는 이제 어머니와 재회하고 장례를 치르게 되는데 그때 이모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모들을 만나면서 어머니 사진 한 장도 없고, “어머니는 이런 사람이야.”라며, 얘기하지만 좋은 얘기는 못 듣게 됩니다. 과연 어머니는 어떤 사람이고 그리고 어머니가 어떻게 죽임을 당했는지 영화 마지막을 보면 부정하고 싶은 우리의 모습을 표현한 영화가 바로 <얼굴>입니다. 어떤 모습을 부정하고 싶은지는 영화 보고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호상 : 영화 <얼굴> 내용은 시각장애인이 도장에 글씨를 새기는 전각 장인인데요. 설정이 참 특이합니다. 교수님 영화 <얼굴>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감상평을 좀 알려주시죠.
▶ 곽상원 : 쉽게 얘기한다면 정말 재미있습니다. 연상호 감독의 색깔이 잘 보이고요. 얘기하고 싶은 걸 우회하거나 상업적으로 타협하지 않고 본인이 찍고 싶은 대로 영화를 찍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과거에 어떤 신파적인 느낌보다는 고급스러운 신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신파적인 느낌도 과하지 않습니다. 연상호 감독의 염세적인 세계관 안에서 신파도 조리되는 느낌이었고요.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제작비가 2억 원밖에 안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를 마음껏 할 수 있었고요. 손익분기점은 단 하루 만에 넘었고 지금은 제작비 대비 한 20배 정도 가까이 수익을 내는 것 같습니다. 연상호 감독 초기에 애니메이션의 날 것도 들어가 있고요.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의 현 사회를 잘 녹여놓고 잘 풍자해 놨습니다. 영규는 보이지 않는 시각 예술을 하는 아이러니한 인물이죠. 엄청난 걸 극복한 사람입니다. 젊었을 때 앞을 보지 못했고 앞을 보지 못하다 보니까 무시당하고 가난했던 영규입니다. 장님이기 때문에 어떤 이성도 또 자기를 거들떠보지 않았죠. 그런 역경 속에서 가정을 이루고 자신의 재주를 인정받아서 재벌이 아니라 하더라도 TV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받은 장인이 되죠. 감독은 영규가 고도성장을 이룬 대한민국을 상징하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 이호상 : 그렇군요. 앞서 영화 총제작비가 2억 원이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이게 독립 영화도 아닐 텐데 2억 원으로 영화 제작이 가능한 겁니까? 우리가 보통 흔히 흥행하는 영화 보면 수백억 심지어 수천억이 들어가는 영화들도 있지 않습니까?
▶ 곽상원 : 그렇죠. 보통 장편 독립 영화가 3억 원 정도인데요. 독립 영화보다 적은 금액으로 제작이 됐습니다. 본인이 알고 있는 스텝을 총동원해서 갈아 넣은 느낌이고요. 제작비 절감을 위해서 일반 스태프의 3분의 1 수준인 20명으로 꾸렸고 촬영 기간도 3주 13회차로 짧게 끝났다고 합니다. 배우들도 그걸 알고 있는 상황에서 작품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거의 출연료를 받지 않다시피 하고 연기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는 자본에 대한 독립으로 인해서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재미있는 영화고 <얼굴>은 한국 사회가 5~60년 동안 발전하면서 외면하고 싶었던 얼굴을 얘기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으로 영화를 봤습니다.
▷ 이호상 : 그러니까 영화 <얼굴>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의미를 담고 있네요. 총제작비가 2억 원밖에 안 들었다니 대단합니다.
▶ 곽상원 : 영화를 보게 되면 제작비 2억 원으로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정교하게 잘 만들어졌습니다.
▷ 이호상 :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하고요. 다음 주에 더 좋은 영화, 재미있는 영화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곽상원 : 감사합니다.
▷ 이호상 : 무비토크 영화 이야기 오늘 곽상원 교수와 함께 하셨는데요. 오늘 소개해 주신 영화는 연상호 감독의 <얼굴> 추천해 주셨습니다. 현재 개봉작이라고 하는군요. 이번 주말에 극장에 들러서 관람해 보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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